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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미세먼지 '인공강우'로 막을까…국내기술 '걸음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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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연구비 달랑 6억원…중국·일본에 비해 한참 뒤져

정부 미세먼지 저감대책 R&D에 인공강우 연구비 제외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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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 하늘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인공강우'(人工降雨)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공강우 연구수준은 걸음마 단계인 데다 연구비용대비 효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과연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을까.

◇국내 '걸음마' 수준…강수량 1mm·1시간도 벅차


국내 인공강우 연구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돼 올해 10년차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20년째 연구하는 일본과 40여년 연구끝에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중국과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인근에서 태백산맥의 상승기류를 이용해 동풍이 불 때 구름씨를 날려보내는 방식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2015~2017년 사이 국립기상과학원은 15차례의 인공강우 실험을 시행했다. 그 중 7번만 성공했다. 성공확률이 절반도 안된다.

지금까지 시험 가운데 최대 성과는 1mm 강수량을 1시간동안 유지한 것이다. 그 이상의 강수량과 시간을 유지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은 2~3일까지 강수환경을 유지하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장기호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해외기술 수준과 비교해 국내 인공강우 기술 수준은 매우 초보적"이라고 진단했다.

◇연간 6억원씩 투입…"턱없이 부족한 연구비"

국립기상과학원의 인공강우 연구개발(R&D) 예산은 연간 약 6억원이다. 인공강우 실험을 현장에서 1회 진행할 때 투입되는 예산은 항공기 이송비용 등을 포함해 약 1400만원이다. 한해 인공강우 실험 10번만 진행한다 해도 1억4000만원이 들어간다. 한해 R&D 비용의 4분의 1이 날아간다. 실험하기전 구름관측, 장기개발, 모의실험(시뮬레이션) 등에 대한 연구비까지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저감대책 R&D'를 가동하고 있다. 3년간 약 4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여기에 인공강우에 대한 연구비는 없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집진설비 연구 등이 인공강우 연구보다 비교적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크다 판단돼 경제성을 포함해 우선순위와 시급성을 결정해 R&D 분야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공강우, 미세먼지 얼마나 줄일까?

인공강우 기술은 구름을 비로 바꾸는 기술이다. 하지만 인공강우를 통해 미세먼지를 막는 게 얼마만큼 효율성이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불어오는 날에는 비를 뿌릴만한 구름이 국내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고기압 중심에 들어있어, 구름이 없으니 비를 인공으로 형성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인공강우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가뭄 등의 자연재해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호 연구관은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방면에서 인공강우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처럼 인공강우 기술이 실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지원이 필요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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