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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군마 선물·에펠탑에서의 식사…마크롱의 '이벤트 외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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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나이답지 않은 능수능란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강렬한 악수',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전에서의 '직설적 비판' 등으로 강대국 지도자들과의 기 싸움에 눌리지 않는 모습 한편으로는 각종 '선물'과 '이벤트'로 상대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영국을 공식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크롱 대통령의 '이벤트 외교'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FT는 마크롱 대통령이 복잡한 국제정세와 외교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적인 언급이나 상징 등과 관련해 기념할만한 이벤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메리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11세기에 만들어진 문화재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의 대여를 약속한 것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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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 [AFP=연합뉴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바이외시(市) 박물관에 소장된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11세기에 만들어진 너비 50cm, 길이 약 70m의 자수 작품이다.

노르만 왕의 잉글랜드 정복에 관한 설화가 담겼고, 중세시대 전투 방식, 사상, 헤이스팅스 전투(1066년), 신화 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문화재로 200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됐다.

FT는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대여라는) 상징적인 제스처는 양국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을 가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제스처 외교'는 취임 이후 강대국 지도자들과 만날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앞서 지난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베수비어스'라는 이름을 가진 프랑스 공화국 수비대의 군마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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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군마 [AFP=연합뉴스]



시 주석이 2014년 파리 방문 당시 그를 호위한 104명의 기병에 매료됐다는 뜻을 밝힌 점과 중국 정부가 지난해 우호의 뜻으로 프랑스 동물원에 새끼 판다를 임대한 점에 착안, 말을 선물한 것이다.

프랑스가 중국에 호혜적이고 공정한 무역 관계를 요구하는 가운데 군마가 양국 간 외교적 유대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행사 참석차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프랑스를 방문하자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에펠탑 2층에 자리한 고급 프랑스 음식점 '쥘 베른'을 예약해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프랑스 최고의 셰프로 꼽히는 알랭 뒤카스가 운영하는 쥘 베른은 파리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벨기에서 가진 첫 대면에서 손을 강하게 맞잡고 긴 시간 악수를 해 기싸움을 벌이는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에펠탑에서의 저녁 식사로 친밀함을 과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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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프랑스 방문 [EPA=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는 러시아와의 수교 300주년을 기념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으로 초청했다.

근대화를 주도한 제정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지난 1717년 프랑스를 방문한 바 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베르사유 궁에서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을 베르사유궁으로 초청하는 '세심함'을 보여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경호원들은 뒤카스 셰프가 준비한 점심 식사와 관련해 모든 종류의 나이프(칼)를 치워달라고 요청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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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랑스 방문 [EPA=연합뉴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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