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반대에 맞선 푸지데몬 전 수반 재추대 여부 촉각
푸지데몬, 히틀러·프랑코·라호이 등장 동영상 트윗했다 뭇매
카탈루냐 새 자치의회 의장에 분리독립파…푸지데몬 수반 재추대? |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난해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자치권을 박탈당한 카탈루냐의 새 자치의회 의장에 분리독립파 인사가 선임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지난해 해산됐던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 시도 이후 처음으로 이날 다시 모인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분리독립 진영인 공화좌파당(ERC) 소속 로헤르 토렌트(38) 의원을 신임 의장에 선출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PG) |
ERC는 독립진영 내 2당으로,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반역죄로 구속 수감된 오리올 훈케라스 자치정부 전 부수반이 이끌던 정당이다.
이날 토렌트 신임 의장은 65표를 얻어 56표를 얻은 스페인 잔류파 후보를 물리치고 선출됐다.
토렌트 의장은 선출 직후 스페인의 직접통치를 "즉각 끝내라"고 요구하고 훈케라스 전 부수반을 비롯한 카탈루냐 분리독립파 의원 3명을 수감 중인 스페인 사법당국의 행위는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독립진영의 토렌트 의장이 자치의회를 이끌게 되면서 새 자치정부 수반을 선출하는 데 그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헤르 토렌트 카탈루냐 자치의회 의장 |
지난달 카탈루냐 자치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분리독립 진영은 지난 10일 벨기에에 망명 중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을 다시 수반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푸지데몬 전 수반이 새 자치정부 수반에 선출되면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통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그가 귀국해 차기 수반에 오르는 즉시 헌법재판소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해 스페인 정부의 반대에도 분리독립을 선언했고 스페인 검찰이 그에 대한 반역죄 적용 방침을 밝히자 바로 벨기에 브뤼셀로 도피했다.
그는 체포 가능성이 큰 만큼 귀국하는 대신 화상 통화나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원격으로 통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지데몬의 대변인 호안 마리아 피케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이용해 국민과 소통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원격 통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자치정부를 구성하고 2주 이내에 차기 수반을 선출하게 된다.
한편 푸지데몬 전 수반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지난해 분리독립 투표 당시 스페인 경찰의 진압 장면,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회동 장면, 라호이 총리의 모습 등이 뒤섞인 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그는 영상과 함께 "우리는 그들(스페인 정부)에게 그 어떤 것도 자유롭고 평화로운 민주 시민의 정신을 굽힐 수는 없다는 것을 가르쳐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푸지데몬 "내가 카탈루냐 차기 수반…당장 귀국하고 싶다" |
이에 대해 스페인유대인공동체연맹은 성명을 내고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사진과 이미지를 기만적으로 사용한 것은 전혀 이해되지 않으며 메시지의 신뢰를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비판이 일자 푸지데몬의 한 측근은 "그는 프랑코와 히틀러, (라호이의 소속당인) 국민당을 비교하려던 게 아니었다. 그는 그저 영상을 공유하면서 작년 10월 1일 (카탈루냐) 주민의 힘을 보여주고 있어 인상적이라고 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푸지데몬 전 수반은 트위터를 통해 토렌트 의장에게 "고결하고 용감하게, 국가와 제도를 보호하면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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