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데탕트, 폐막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남북 '한반도기 공동입장' 등 11개항 공동보도문 채택 |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남북이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주요 외신은 남북 화해의 극적인 이정표이자 외교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이 올림픽 후까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에 대해 "지난 십여 년 동안 남북 간 있었던 가장 극적인 화해의 몸짓"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발표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전쟁 가능성이 특히 커진 바로 그 순간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NYT는 또 남북 공동응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놨던 전쟁 가능성에 대한 과장된 수사와 놀라운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번 합의가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와 화해를 추구한 문재인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놓고 수십 년간 이어진 교착상태를 타개할 즉각적인 돌파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반도 긴장과 전쟁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에 지치고 불안해진 한국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특히 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이 남북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한, 평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 |
그러나 NYT는 과거 한국이 스포츠를 통해 북한과의 군사 긴장을 완화하려고 했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스포츠 외교가 한반도에 지속적인 정치적 해빙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방송도 이번 합의를 "외교적 돌파구"로 표현했다. 다만, 올림픽을 앞두고 이뤄낸 진전이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얼마만큼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긴장이 또다시 고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영국 BBC방송은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은 새해 시작된 남북관계의 해빙기를 보여주며, 또 한 번의 한반도 전쟁으로 향하는 듯 보였던 위기 상황에서 보기 힘든 희망의 순간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BBC는 '올림픽 데탕트(긴장완화)'가 북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라는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올림픽 데탕트가 핵 분쟁의 최종적 해결은 고사하고 '북한의 봄'(Korean Spring)으로 발전하기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합의, 특히 한반도기 공동입장의 상징성이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WSJ는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본질적으로 북한에 일부 외교적 보호막(diplomatic cover)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석하면서 이번 합의가 한국과 미국 관계를 긴장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단일팀 구성 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비롯해 많은 한국인이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해빙기를 가져오기 위해 지나친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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