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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초기대응 부실”… 소방서장·상황실장도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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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참사 전방위 압수수색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와 관련해 제천소방서장 등 2명이 15일 추가 직위 해제됐다. 초기대응을 부실하게 한 소방 지휘관들은 조만간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충북도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는 전격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제천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상민 제천소방서장과 김익수 충북도 소방본부 상황실장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후임 제천소방서장에 김상현 증평소방서장, 충북도소방본부 상황실장에 장창훈 광역 119 특수구조단장을 각각 발령했다.

이들의 직위 해제는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이 제천 화재 부실대응의 지휘책임을 물어 직위 해제된 데 이은 조치다.

소방청은 합동조사단의 결과를 토대로 충북도에 이들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요구한 상태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속한 초동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지시를 제대로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현장 지휘 총책임자인 이 서장 등에 대해 “2층 내부에 구조 요청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화재 진압 후 주계단으로 진입하려는 최초의 전술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등 지휘관으로서 전체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는 등 지휘 역량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경찰 수사관들이 15일 충북소방본부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날 충북도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에 수사관 24명을 보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청주=연합뉴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충북도소방본부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에 24명의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관들은 소방당국의 상황일지와 소방차 출동 영상, 상황실 통화기록, 무전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화재 당시 소방당국의 초기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앞서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화재 발생 원인과 인명구조 초기대응 과정을 밝혀 달라며 경찰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했다. 대책위는 수사 촉구서에서 △소방당국의 상황 전파 △2층 진입 지연 이유 △초기대응 적절성 여부 △LPG 탱크 폭발 가능성 △무선 불통 이유 등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경찰은 유족들이 수사를 요구한 상황에서 대응 부실을 인정하는 소방당국의 자체 조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현장 지휘관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이나 직무유기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 12일 최초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이번주 중 초동 현장 지휘가 논란이 된 제천소방서장 등 지휘관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첫 신고자인 스포츠센터 1층 카운터 직원과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 여성 사우나에서 일한 세신사 등의 입건 여부도 이번주 내로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그동안 스포츠센터 직원들이 소방기본법상 구호 및 진화 활동을 제대로 했는지 살펴왔다.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제천=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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