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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트럼프 최대 적은 자신”… 美언론 ‘가벼운 입’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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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막말 비판여론 확산/WP “세제개혁 성과 못 살리고/불리한 의제 이슈화 자책골 반복”/NBC “백악관 메시지 관리 못해”

세계일보

‘핵 버튼’, ‘화염과 분노’, ‘거지소굴’….

북핵 문제와 대통령의 직무수행, 이민개혁안 등과 관련해 연초부터 미국 정치권을 달군 단어들이다.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거나 트윗에서 언급됐던 표현이다. 새해 들어 2주도 안 된 시기에 백악관의 국정운영과 관련한 발언은 핵무기에 대한 경솔한 언급→정신건강 논란→인종차별적 발언의 순서로 집중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전반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한 적’은 대통령 자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우호적인 환경을 걷어차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는 연말연시를 거치면서 의회의 세제개혁안 통과를 비롯해 주식시장 호황, 높은 경제성장률, 낮은 실업률 등 경제 부문의 성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의제를 이슈화하는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여야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 마련을 적극 주문하며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내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야기했다. 대북 접근에서도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한 적극적 지지의사를 표명했지만, 그보다 앞서 미국이 북한보다 ‘더 큰 핵버튼’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반도의 대화 분위기 마련을 선도하지 못했다.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출간을 즈음해서는 명예훼손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을 키웠다. 그러면서 자신이 탁월한 천재라고 주장하며 시류와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들어 보여준 모습은 백악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백악관의 메시지 관리와 위기 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 메시지 관리를 방치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 정보 누출과 참모진의 갈등으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7월 존 켈리 비서실장 체제로 백악관을 개편했다. 이후 백악관의 의제 설정과 메시지 전달 과정은 보다 세련되게 변화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메시지 전달은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북핵 문제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조율된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이 과정에서는 유독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폭스뉴스 등 일부 보수매체의 뉴스를 신뢰하면서 즉흥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게는 물론 여당인 공화당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정치적) 실책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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