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자금압박` 中 HNA 연11% 어음 발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항공, 여행, 금융, 부동산 등 각종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대기업 집단인 HNA그룹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금리가 급등해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것에 따르면 HNA는 1년 미만의 은행인수어음(Banker's Acceptance·BA) 금리를 11~12%까지 올려 발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HNA 은행인수어음 금리 평균인 7.5%보다 최대 4%포인트가량 높다. 은행인수어음은 한 회사가 은행을 어음 인수인으로 지정해서 발행하는 단기 채권을 말한다. 대부분 기한이 짧고 은행의 보장을 받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은 어음으로 분류된다. 회사들은 주로 다량의 현금을 단기간에 확보해야 할 때 은행인수어음을 사용한다.

지난 몇 년간 공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매수하고 인수·합병(M&A)을 해온 HNA는 최근 들어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당국은 지난해 6월 HNA가 해외 자산에 손을 너무 많이 대고 있다며 HNA를 '시스템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규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규제당국의 압박으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HNA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자산과 부동산을 대량 매각하고 있다.

HNA는 지난해에만 35억달러 규모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집행했다. 또 해외 부동산 60억달러어치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HNA가 이번에도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까지 단기 채권을 발행하는 것에 대해 "HNA가 채권자들에게 신용을 잃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HNA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수십억 달러를 갚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어음을 발행한 은행도 HNA 자사 은행이라 기한 내에 어음 만기 조건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하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