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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NHN엔터 "코딩 잘 못해도 기초 탄탄하면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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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0일 경기도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신입사원 서창윤 씨가 웹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NH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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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NHN엔터테인먼트는 젊은 개발자 사이에서 선망의 직장으로 꼽힌다. 한국 게임사 가운데 매출기준 4위인 NHN엔터는 성장성이 우수해 직원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NHN엔터는 5년 전부터 기술 부문만 매년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NHN엔터 기술부문 신입 공채는 경쟁률이 83대1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앱·웹 개발, IT 인프라, 보안 부문 등 총 30명을 뽑는 데 2500명이 몰렸다. 지난 10일 NHN엔터 사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판교에 입성한 신입사원 서창윤 씨(25)를 만났다.

서씨는 "틀린 것 같다고 포기하면 안된다. 어떻게든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정답"이라고 합격 비결을 설명했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스펙'의 전부라는 그는 "대신 수많은 실전 경험이 내 경쟁력"이라면서 "대학 때 '알바'로 의류쇼핑몰, 여행 모집 사이트 등 수많은 개발 업무를 했는데, 그때 실수하고 고민하면서 배운 것들이 자산이 됐다"고 했다.

NHN엔터 공채는 총 5단계로 진행된다. 1차 서류전형에는 토익, 학점 적는 칸이 없다. '스펙'은 보지 않겠다는 취지다. 회사명을 잘못 쓰거나 허위 기재하지 않는 한 1차는 거의 다 통과된다.

2차는 온라인 코딩테스트다. 2시간 동안 주어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응시 장소는 집이든 학교든 상관없다. NHN엔터 측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는 전형이다. 코딩을 표절하는 경우를 걸러내기 위해 코드 유사도 검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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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는 일명 '프리테스트'로 필기시험이다. 운영체제(OS), 네트워크,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DB) 등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기를 평가한다. 기본기를 묻는다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를 보기 때문에 난도 있는 문제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전공지식에 대한 깊이를 판별하기 위해 객관식을 없애고 주관식과 서술형으로 개편했다. 서창윤 씨도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게 나와서 당황했다. 기본 개념을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상 IT 회사들이 실전 코딩 실력을 중시하는 것에 비해 NHN엔터는 전공 지식에 대한 기본기에 많은 무게를 둔다. 이유진 NHN엔터 기술인사팀 팀장은 "프로그래밍 기술은 입사해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IT 산업은 신기술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학습능력이 중요하다. 전산학 기초가 부족하면 빠르게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기본 개념이 확실히 잡힌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4차는 본테스트격인 기술면접이다. NHN엔터로 출근해서 하루 동안 직원처럼 실제 업무를 본다. 선임 개발자가 실무 과제를 주고 이를 푸는 과정을 평가한다. 서창윤 씨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 못해서 걱정했다. 직원분들에게 묻고 내 의견을 전달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이 좋게 어필한 것 같다"고 했다. 이유진 팀장은 "진짜 회사원처럼 업무를 능숙하게 하는지를 보는 게 아니다. 업무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동료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열린 태도를 평가한다"고 했다.

5차는 임원면접. 이공계 지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긴장해서 말을 못하거나 유창하게 표현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 그러나 회사가 보는 것은 '겸손함'과 '치열함'이다.

NHN엔터 측은 "겸손함은 나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다. 개발은 협업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해결법을 찾으려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종면접 때는 2차 필기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물어보기도 한다. 모르는 것을 배우려는 자세를 보기 위함이다. 서창윤 씨는 "필기전형 때 못 푼 문제가 있었다. 집에 가서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만약 복습을 안 했더라면 최종면접 때 답변을 못했을 것"이라면서 "평소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배우려는 습관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NHN엔터는 어떤회사

NHN엔터테인먼트는 한국 게임산업을 이끄는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다. 1999년 PC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서비스한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 전신이다. PC 웹게임 시대를 주도했지만 모바일 시대로 넘어와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 1200만을 돌파한 모바일 게임 '프렌즈팝',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모바일 게임 '라인디즈니 쯔무쯔무'를 통해서 모바일 게임 개발 실력을 입증했다. 2016년에는 연매출 8564억원을 기록해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 이어 국내 게임사 매출 4위에 올랐다. NHN엔터는 간편결제 페이코, 웹툰 플랫폼 코미코 등 다양한 정보통신(IT)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며 종합 IT기술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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