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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대우건설 매각, 호반건설 vs 엘리언 '양파전'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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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건축공정총공사 본입찰 빠질 듯

중국정부 대우건설 눈독

호반건설 FI(재무적투자자) 확보

입찰가 1조4000억원 안팎 전망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대우건설 인수 후보가 호반건설과 엘리언홀딩스 양파전 양상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대우건설 헐값매각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엘리언을 최종 후보로 선정할 경우 중국계 자본으로 국내 대형건설사를 넘기는데 대한 반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예정된 대우건설 본입찰에 호반건설과 엘리언홀딩스가 최종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에 오른 곳 중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이하 중국공정공사)는 이번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엘리언홀딩스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언홀딩스는 적격인수후보자에는 제외됐으나 중국공정공사와 손잡으면서 대우건설 경영진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언은 당초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중국공정공사는 빠지고 전략적투자자(SI)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언홀딩스는 2012년 세운 중국국영투자회사인 CNIC코퍼레이션이 100%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이다. CNIC코퍼레이션은 중국 외환관리국이 두 개의 자회사를 거쳐 9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차원에서 대우건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다른 적격인수후보자였던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은 지난달 경영진 설명회(PT)에도 참여하지 않아 딜을 완수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엘리언의 부상으로 경쟁 요건은 성립됐지만 산업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엘리언의 제안가가 호반건설보다 높을 경우 중국계 자본에 대우건설을 넘기는데 대한 부담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시공능력 1위 건설사로 해외 사업에도 경쟁력을 가진 곳이다. 중국계 자본은 인수합병시장에서 공격적 가격을 제시하면서 국내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호반건설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호반건설이 제안하는 최종 인수가는 예비입찰 당시 제안했던 가격범위내로 예상된다. 호반은 몇몇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투자확약서를 받은 상황이지만, 우선 본입찰에는 자기자본으로만 참여할 예정이다. 호반은 예비입찰에서 1조40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번주 중 대우건설 매각 예정가 도출을 위한 추가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출자해 만든 사모투자펀드가 대주주인 까닭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법’ 적용을 받지 않지만, 산은은 국책기관으로서 매각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매각 예정가를 도출키로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지난 12일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는 매각 예정가 도출을 위한 미팅을 가졌으나 예정가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유력 후보였던 호반건설의 인수 희망가가 산은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유찰 이후 대우건설 처리를 위한 ‘플랜B’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는다. 플랜B로 가장 유력시되는 것이 우리은행처럼 지분을 쪼개파는 방안이다. 대우건설 인수가가 3조원에 달하는 만큼 쪼개팔기를 할 경우 인수측의 자금조달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투입자금 일부분을 회수할 수 있는데다 대우건설의 몸집이 가벼워지면 추후 경영권 매각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 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대량 지분 매각이 성사되려면 우리은행처럼 이사회 구성에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등의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시해야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은 예정된 일정대로 완수할 계획”이라며 “매각이 불발된다면 대우건설 처리 문제는 그 이후에 고려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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