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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은혜초, 교원 전원에 해고 통보…교육청 폐교 불가 방침에도 절차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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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교원 13명에게 2월 말 해고 예고

교육청에 사립학교 교원 임면권 없어 속수무책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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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감소를 이유로 최근 폐교 인가를 신청한 은혜초등학교가 교원 전원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은혜초 학교법인 은혜학원은 지난 주 교장을 제외한 교원 13명에게 휴대폰 메시지 등으로 2월 말 해고를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서부교육지원청에 제출한 폐가 인가 신청이 후속 대책 미비를 이유로 반려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인 차원의 폐교 절차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들이 법인 측 통보대로 출근을 하지 않으면 새 학기부터는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은혜초에 남아있기를 원하는 학생이 1명이라도 있으면 폐교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교사들이 수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립학교 교원 임면권은 법인 측에 있어 해고를 적극적으로 막기는 힘들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3월에도 출근할 것이란 기대 외에는 교육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현재 은혜초 재학생 235명(정원 360명) 중 97명이 인근 학교로의 전학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학부모를 중심으로 꾸려진 은혜초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여러 수단을 고려하고 있지만, 법인 측 폐교 절차 강행에 불안이 큰 학부모들의 전학 신청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은혜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서울 지역 39개 사립초교의 재정 상태 및 학생 정원 충원률 등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학생이 내는 수업료만으로 운영되는 사립초 구조 상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아 잇따라 재정 악화에 시달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사에서 재정 여건이 위태로운 학교가 확인될 경우 지출 규모 축소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진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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