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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황운하 울산청장 “청와대 검찰 개혁 방안 방향 맞지만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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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쓴소리’ 황운하 울산청장 페북에 글 올려

“검찰 기존 영역에서 별 잃는 것 없는 개혁 방안”

중앙일보

황운하 울산경찰청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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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56) 울산경찰청장이 지난 14일 청와대가 발표한 검찰 개혁 방안과 관련해 SNS에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권을 줄이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신설될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로 이관하는 등 검찰의 수사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황 청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을 일차적·본래적 수사기관으로, 검찰을 이차적·보충적 수사기관으로 규정한 것이 이번 발표 안에 담긴 검찰 개혁의 요체”라며 “큰 틀에서 볼 때 그간의 수사 구조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바람직한 개혁 방향”이라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경제·금융 등의 사건으로 폭넓게 인정한 것은 검찰 개혁의 본질인 검찰 권력 쪼개기를 무의미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며 “검찰은 기존 영역에서 별 잃을 게 없는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권의 폐해가 수사권·기소권의 결합에 있고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떼어내지 않는 한 검찰권은 언제든 오·남용되어 인권 침해와 부정부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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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청장은 이 글에서 “청와대가 검찰 직접수사의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싶다면 대통령령으로 검찰 직제와 인력을 조정해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고 직접수사 인력은 형 집행 등 다른 기능으로 전환 배치하거나 경찰 수사 인력으로 이관하는 방법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경찰이 일차적 수사기관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압수수색과 체포 영장에서 검찰에게 방해받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체포 영장이 검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관의 심사를 받는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그는 글 말미에 “이번 발표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체포영장에 대한 검사 독점적 청구권을 해결하는 방안과 검사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무척 아쉽다”며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인권침해의 주된 동기가 된 검사 조서의 증거 능력 철폐와 관련한 언급이 없는 점도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경찰대 1기인 황 청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 파격적인 발언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울산청장 취임 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역임하며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해왔다.

경찰대 교수부장이던 2016년 6월 SNS에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미스터 쓴소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07년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 보복 폭행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 경찰 내부 게시판에 이택순 당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려 징계를 받기도 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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