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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삼성물산도 미래전략실 출신이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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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삼성전자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을 지난해 초 해체된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장악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영호 건설부문 신임 사장 등 부문장 주요 요직을 미전실 출신이 독차지한 데다가 삼성물산 내에서도 별도 조직인 EPC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가 신설돼 김명수 부사장이 TF총책임자로 이름을 올리며 힘이 더 실리고 있어서다. 이들 미전실 진용이 새로 갖춰지면서 삼성물산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전략을 비롯해 M&A, 지배구조 개편 등에서도 변화의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로 지난 1959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시절 비서실이 그 전신이다. 지난해 2월 해체를 발표할 때까지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 등 오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삼각편대로 삼성그룹을 이끌어 왔다. 해체 당시 미래전략실 보직 팀장들은 전원 사표를 제출했는데 이번 삼성물산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서 대거 수장직으로 복귀하는 등 삼성물산 요직을 장악하며 이목을 끌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미전실 출신의 김명수 전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이다. 그는 이번 삼성물산 사장단 인사 직후 조직개편에서 삼성물산 신설 조직인 EPC 경쟁력강화 TF(태스크포스)의 총괄 책임직에 올라 스폿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TF는 건설부문 상사부문 등과 같은 삼성물산 내 사업을 담당하는 부문 조직과는 성격이 크게 다른 별도 조직으로 전략과 인사 업무를 비롯해 M&A나 지배구조 개편 등 대관업무를 제외한 기존 미전실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작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합병이 무산되자 이듬해 초 삼성엔지니어링 최고재무책임자(CF0)로 임명됐다. 삼성전자 재무라인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으며 지난 2010년 말부터 4년간 미래전략실에서 전략2팀장 업무를 수행했다. 전략2팀장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제조 계열사들의 전략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였다. 최근 삼성물산 사장 후보에도 거론됐던 거물급으로 향후 이들 건설 계열사간 M&A 등 큰 틀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인사에서 미전실 출신의 정현호 사장이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도 정 사장과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의미다.

이영호 신임 삼성물산 사장도 미전실 출신이다. 이 사장은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전무) 출신으로 201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되면서 삼성물산과 인연을 맺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IR팀을 이끌기도 했다. 삼성전자 경영진단팀, 감사팀 등도 거쳐 삼성전자와도 인연이 적지 않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 석사를 받은 재무통으로 삼성물산 사장 직에 오르기 전엔 삼성중공업 사장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그룹 인사때마다 요직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최치훈 전 삼성물산 사장의 최측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정금용 리조트 부문장(부사장)도 미전실에서 잔뼈가 굵다. 정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북미총괄 인사팀장과 인사팀장(부사장)을 거치는 등 터줏대감으로도 활약했다. 리조트 부문장은 물론 삼성 웰스토리 대표로도 이름을 올리며 미전실 출신답게 삼성물산호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 고위직에서도 미전실 출신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큰 조직에서 큰 그림을 그려본 경험들이 있어 요직 등을 차지하며 또다시 중용되고 있다. 향후에도 삼성 그룹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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