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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똑똑똑, 후판값 또 오릅니다"…사색된 造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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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후판가격 추가협상 돌입…철강 '후판적자' vs 조선 '실적 보릿고개']

머니투데이

철강업계가 선박 제조 주요 자재인 후판(두께 6mm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추가 인상 검토에 나섰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 '실적 보릿고개'에 직면한 조선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실제 추가 인상이 단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후판 제조사들은 조선업계와 올해 상반기분 후판 가격 인상 관련 협상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하반기분 후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한지 약 3개월만에 추가 인상 협상에 나선 셈이다.

철강업계가 추가 가격 인상카드를 꺼낸 것은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과 후판 사업 부분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분 후판 가격 인상이 단행된 10월 이후 철광석 주간 평균 가격은 중국 주요항 CFR(운임포함인도조건) 기준 톤당 저점 대비 27.4% 뛰었다.

A철강사 관계자는 "전체 사업부문 중 후판 부문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10월 가격인상을 했지만, 후판 가격은 여전히 최고점이었던 2008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수입산 후판 저가공세 대응과 조선업계 고통분담 차원에서 후판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했는데,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른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반면 올해 '실적 보릿고개' 직면한 조선업계는 추가 가격 인상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주 시점부터 2~3년 뒤 매출이 발생하는 조선업 특성상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은 2016년의 후폭풍은 올해 본격 반영된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보릿고개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에 일부 손실을 선 반영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5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으며 조선업계에서 재무상황이 가장 건전한 현대중공업도 4분기 3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 전망공시를 내놨다.

B조선사 관계자는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20%에 육박한다"며 "초대형 원유운반선 한대를 팔아 남기는 이익이 선박가격의 1% 수준인데 추가 가격 인상이 단행되면 적자수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측 입장 차이 탓에 실제 가격 인상 합의점이 찾아진다 해도 인상폭은 낮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C철강사 관계자는 "관례상 올해 상반기 가격협상은 이미 지난 하반기 도출됐어야 하지만 양측 입장 차이가 뚜렷해 이제서야 협상에 돌입한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가격협상은 지난해 이상의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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