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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여행반올림#] 새해맞이 여행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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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매년 새해 다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운동입니다. 헬스클럽을 등록하고 멋진 자전거도 사지만 어느새 나태해진 모습을 마주합니다. 그럴 때는 걷기 운동을 추천합니다. 걷기도 하나의 여행이죠. 평소에 신던 운동화에 편한 옷을 입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걸으면 됩니다.

걷기 여행 붐이 한창이던 때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걷기 코스가 생겼습니다. 청산도 슬로길, 북한산 둘레길 등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공기 좋은 산자락을 따라 걸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진정한 운동인 거죠.

걷기 여행에 대한 열풍은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JTBC '나의 외사친'이라는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대표적이죠. 오래전부터 수많은 걷기 여행족이 다녀간 세계적인 걷기 여행지입니다. 걷다 보면 100여 개의 마을을 지나게 되는 약 800km의 길고 긴 길이라니, 이쯤 되면 고행의 길입니다. 독실한 신자들만 찾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로 매일 모여듭니다. 모두 사연은 달라도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나의 마음에 집중하고 싶다는 거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세상에서 나의 마음에만 귀 기울여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먼 곳까지 훌쩍 떠나온 것이겠지요. 때로는 길 위에 아무도 없어 망망대해를 걷는 느낌이 들고, 뙤약볕에 지칠 때면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모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났다고 합니다. 꼭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중세시대 문화가 그대로 남은 건축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고, 스페인의 목가적인 풍경 만으로도 충분히 올 가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부엔 카미노(Buen Camino)!" '좋은 여행 되세요', '당신의 앞길에 행운을'이라는 스페인어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서로 건네는 인사말로 종일 걷고 또 걷는 길에서 마주한 타인들과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힘을 북돋워주는 문화죠.

여행은 돈과 시간이 있어야 가는 것이 아닙니다. 동네 주변 한 바퀴 걸어보는 것도 여행입니다. 이렇게 여행의 미덕은 풍경을 감상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켜가는 데 있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 이 걷기 여행으로 새해는 더 넉넉해진 나를 만드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홍성원 웹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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