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 내 인생의 다섯컷 ① 손웅익
한국 사회에서 '58년 개띠'는 특별합니다. 신생아 100만명 시대 태어나 늘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고교 입시 때 평준화, 30살에 88올림픽, 40살에 외환위기, 50살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고도성장의 단맛도 봤지만, 저성장의 함정도 헤쳐왔습니다. 이제 환갑을 맞아 인생 2막을 여는 58년 개띠. 그들의 오래된 사진첩 속 빛바랜 인생 샷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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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엔 소풍 가면 이런 저런 잡동사니를 파는 장사가 있었는데 우리는 지팡이에 꽂혔다. 왜 그랬는지 그때 애들은 노인들처럼 소풍 가서 지팡이를 하나씩 사서 짚고 다녔다. 청개구리인 나는 지팡이에 관심이 없었다.
이 중에 나는 어디에 있을까?(정답은 맨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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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개띠생인 나의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카메라를 장만한 이른바 얼리어답터였다. 그 덕분에 이 귀한 사진이 나올 수 있었다. 아직도 그 카메라를 갖고 있는데 작동은 안 된다.
아버지는 늘 나의 롤모델이셨다. 84세인 나의 아버지는 지금도 노인복지관에서 그림 강사로 활동 중이다. 솜씨가 좋아 할머니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란다(물론 어머니는 탐탁치 않게 여기시지만).
나의 그림 실력은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이런 내 잔재주(?)를 무기 삼아 나의 아버지처럼 재미있는 여생을 보내고 싶다. 나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는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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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선배들과 조우한 자리에서 나의 용기로 이런 관행은 사라졌다. (물론 여전히 뺑뺑이 세대를 인정하지 않는 선배도 있다) 교복을 단정하게 입었고, 구두가 반질반질 광이 난다. 뒤쪽에 본관이 보이고 상부에 '유신교육으로 민족 중흥'이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지금은 경희궁으로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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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4기이고 우리 동기가 10명이었는데 동기들끼리 결혼을 세 쌍이나 했다. 사랑이 꽃피는 문학동아리였던 셈이다. 나만 빼고.(나는 아시안게임을 하던 1986년에 대학동기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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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2003년 제부도에서 찍은 가족사진이다. 15년 만에 가족이 4명으로 늘었고 아내와 나는 아줌마, 아저씨가 됐다. 잘 나가던 건축사사무소 소장이던 나는 IMF를 온몸으로 겪었다.
당시 가족들도 몸 고생,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IMF의 충격에서 조금 벗어나 건강이 회복되고 난 뒤 처음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사진 속에서 첫째 아들은 중학생, 둘째는 초등학생의 모습이다. 둘째는 94년 개띠생인데 얼마 전 제대해 아주 늠름한 청년으로 변했다. 3대 개띠 집안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 첫 번째 소풍 갔던 단체 사진에서 나는 뒷줄 맨 오른쪽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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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인생 샷을 보내고 50만원 상금 타세요
중앙일보는 대한민국 현대사와 궤를 함께한 58년 개띠 여러분의 앨범 속 사진을 기다립니다.
응모해주신 사진과 사연은 중앙일보 [더,오래]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독자의 호응이 컸거나 공유·공감·댓글이 많았던 응모작 4편은 각 50만원의 상금도 드립니다.
응모 대상: 58년생(본인은 물론 가족·지인 응모도 가능)
응모 기간: 2018년 1월 31일까지
보낼 곳: theore@joongang.co.kr
보낼 내용
①자기소개와 현재 프로필 사진
②추억 속 5장의 사진과 사진에 얽힌 사연(각 300자 이상)
※사진은 휴대폰이나 스캐너로 복사한 이미지 파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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