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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TF초점] 유승민-안철수 통합,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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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오른쪽)가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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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성공 관건은 역시 '분열' 최소화…국민의당 나뉘고 바른정당 추가 탈당 생길까.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신당 창당의 불씨를 세차게 당기고 있다. 둘은 지난 9일에도 비공개로 회동해 통합과 관련해 깊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통합의 기상도가 결코 맑지만은 않다. 국민의당은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내홍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고 바른정당에선 탈당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당이 결국 통합한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성공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이 '최상'이고 어떤 상황이 '최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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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결국 분열되고 말까. 찬성파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대표. /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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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시나리오?… "수적 충족"

신율 명지대 교수는 1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양당 통합과 관련 "수적으로 충족되는 것이 최상의 통합"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통합신당이 창당 후 특히 원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역시 많은 양의 의석수를 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양당은 현재 모두 '분열' 위기 속에 있다. 원내 40석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최근 통합신당 창당에 찬성하는 이들과 이에 반대하며 역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반대파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확하게 집계되진 않지만, 정치권에선 (찬성파와 반대파가) 약 20 대 20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역시 매한가지다. 바른정당은 얼마 전까지 11석이었지만, 지난 9일 김세연 의원이 탈당하면서 10석으로 줄었다. 같은 날 남경필 경기도지사마저 탈당하며 바른정당은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결국 국민의당 반대파가 떨어져 나가고 바른정당 역시 추가 탈당이 발생한다면 양 당은 통합을 한다고 해도 동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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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김세연 의원이 결국 바른정당에서 탈당했다. 사진은 10일 유 대표를 만난 김 의원이 아쉬워하는 모습. /국회=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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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양 당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맞기 위해선 '분열'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특히 호남계 의원들이 통합에 동참할 때 최상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영·호남이 화합되고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결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서로 다른 부분을 깎고 다듬는 가운데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가면서 통합의 틀을 만들고 이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최상의 통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양 당의 상황만 놓고 봐서는 분열이 곧 초래될 것으로도 관측되지만 신 교수는 조금 다르게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당 반대파가 당을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신 교수는 "(반대파가) 나갈 수 없다. 갈 곳이 없는 것"이라며 "(반대파가) 지금은 판을 보는 모습이다. 만약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안에서 싸우겠다'고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바른정당도 김 의원과 남 지사의 연쇄 탈당으로 위기를 맞은 모습이었지만 이날(11일)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던 이학재 의원이 잔류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한 당내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의 결단에 당내 분위기가 좋다"며 "통합 때까지 추가 탈당은 없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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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철수 대표가 통합을 강행하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반대파 의원들의 잔류 여부가 관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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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통합 미니정당"

최상의 상황과 반대로 국민의당이 분열되고 바른정당 내 추가 탈당자가 발생한 뒤 양 당이 통합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변수가 많지만 이러한 상황을 가정할 경우 통합신당은 약 30석 아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은 통합 뒤 오히려 10석이 줄어드는 결과를 맞게 된다.

신 교수는 양당 통합 최악의 상황과 관련해 "그야말로 '미니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석수가 적을 수록 원내 영향력은 약화되고 지지자들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보기에 국민의당 내 '반대파'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유 대표가 통합을 강행한다면 반드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거듭 안철수 대표 등에 공세를 퍼붓고 있는 반대파 일원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를 향해 "유 대표 아바타다. 시키는 대로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다’라는 걸 저는 믿지 않았다. 우리 안 대표가 MB의 아바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저분이 '유승민 아바타'구나. 이렇게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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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에 참석한 국민의당 이태규, 이언주 의원,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왼쪽부터). /국회=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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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국민의당 반대파가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들도 나온다. 황태순 평론가는 "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호남 의원들이 결국 유 대표의 들러리를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원내교섭이 되지 않아도 나가있다가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바른정당도 이 의원의 잔류로 한숨 돌렸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의 '탈당설'이 여전하다. 지방선거가 가까이 다가온 만큼 특히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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