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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양당 통합 '탄력'… 내주 安·劉, 통합선언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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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바른정당 잔류 선언 / 安, 중립파 중재안에 “先사퇴 불가” / 全大준비 위한 당무위 12일 소집 / 중재파, 통합 반대파에 합류 전망 / 통합협상 양당 대표급으로 격상 / 향후 거취 등 이견… 고비 넘어야

세계일보

주춤하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시계’가 11일 다시 빨라졌다. 양당 간 협상 창구가 대표급으로 격상되며 내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함께 통합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그 전에 몇가지 고비를 더 넘어야 한다.

안 대표는 전날 중립파 의원들을 만나 그들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선(先) 사퇴, 후(後) 전대론’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중재파 의원들에게 “충정은 이해하지만, 통합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선 사퇴’는 곤란하다. 어차피 통합만 결정되면 나는 사퇴한다”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안 대표는 대신 전당대회준비위를 출범시킬 당무위를 12일 소집했다. 중재안을 논의하게 돼 있었던 14일 의원총회에 대해선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4일 의총까지가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안 대표와 반대파의 ‘극적 화해’ 가능성을 봉쇄하고, 통합의 고삐를 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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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뼉 치는 유승민 탈당설이 나돌았던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왼쪽)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당 잔류를 선언하자 유승민 대표가 손뼉을 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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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PDK리미티드 연구소를 방문, VR양궁 시위를 당겨보고 있다.


9일 밤 안 대표와의 회동 이후 유 대표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직접 통합 협상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했고, 탈당설이 돌던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을 설득해 잔류시켰다. 김세연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의 잇단 탈당으로 위기에 몰렸던 유 대표는 이 의원의 이날 잔류선언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양당에선 내주 안 대표와 유 대표가 공동 통합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여전히 적지 않다. 9일 두 대표 회동에선 양당의 대북·안보관 차이뿐 아니라,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의 신당 참여 여부 등 여러 쟁점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표의 생각이 다른 것으로 비치는 부분 중 하나는 향후 거취 문제다. 안 대표는 “통합만 되면 사퇴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주변에서도 통합 뒤 두 대표는 사퇴하고 손학규 상임고문 등 대리인을 내세우는 방안을 구상해 왔다. 하지만 유 대표 측은 통합 이후 안 대표와 유 대표가 공동대표로 전면에 나서 함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2선후퇴 백의종군은 지금 시점에서 비겁하고 무책임한 얘기”라며 “(두 사람이) 전면에서 책임지고 (지방선거에서) 국민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들은 맹렬히 반발하며 통합 강행 시 독자 창당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안 대표는 ‘MB아바타’가 아니라 ‘유승민 아바타’”라고 비아냥댔다. 장병완 의원은 광주·전남 당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다음 대선에서 보수 쪽 대선 후보가 되려고 바른정당과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안 대표가 이날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중재파 의원들 역시 통합이냐, 반대냐의 기로에서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장으로선 반대파와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주형·이도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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