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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골든 글로브 명연설 오프라 윈프리 2020 대선 출마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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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것이 강력한 도구" 명연설로 회자

CNN, 윈프리 지인들 인용해 "대선 출마 고려 중"

백악관 부대변인 "윈프리이건 누구건 도전 환영"

검은 드레스 여배우들 '타임즈 업' 배지도 눈길

중앙일보

지난 7일(현지시간)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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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다.(중략) 아무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다시 할 필요가 없도록 우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미 방송계의 거물 오프라 윈프리(65)가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웅변으로 청중과 시청자를 사로잡은 데 힘입어 오는 2020년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윈프리가 2020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어 TV 유명인사 출신들의 대결이 될 가능성도 있다.

CNN 등 외신들은 8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수상 연설로 반향을 일으킨 윈프리가 차기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CNN은 윈프리의 가까운 친구 2명의 말을 인용해 "윈프리가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선 출마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윈프리의 오랜 파트너 스테드먼 그레이엄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그것(윈프리의 대선 출마)은 사람들에게 달렸다. 윈프리는 기필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지난 7일 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공로상 격인 세실 B. 데밀 상을 수상했다. 여느 참가자들처럼 반(反) 성폭력 메시지를 나타내기 위해 검은 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그의 수상 소감은 강력하고 명확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이 상을 받은 첫 번째 흑인여성이라는 사실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이 있습니다. 나는 모든 소녀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새 날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침내 그 새로운 날이 밝아 올 때, 그것은 훌륭한 여성들 때문일 것이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오늘 밤 이곳에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 하비 웨인스타인 성추문을 시작으로 세계 전역을 강타한 성폭력 공개 캠페인 '#미투'를 언급한 것이다. 방송계를 시작으로 언론·기업·정계를 강타한 미투 캠페인에 힘입어 일상적으로 성추행·성희롱을 자행한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공개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윈프리는 "오늘밤 여러 위대한 여성들과 남성들, 더 이상 누구도 '미투'라는 말을 하지 않게끔 열심히 싸우고 있는 그들 덕분에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며 수상의 공을 이들에게 돌렸다.

많은 시청자들이 윈프리의 수상 소감에 공감한 것은 윈프리 자신이 ‘원조 미투’ 여성이기 때문이다. 1954년 미시시피 주의 시골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윈프리는 9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10대 시절에는 마약 중독에 시달리기도 했다. 83년 방송을 시작한 윈프리는 특유의 공감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자신의 경험 또한 솔직하게 공유했다.

윈프리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하면서 "나는 특히 개인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눌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한 여성들 모두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너무 오랫동안 여성들은 남성들의 힘에 대한 진실을 말할 용기를 내는 것에 대해 감히 들어 본 적이 없거나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time is up)'. 추행과 폭력의 시간들을 견뎌낸 모든 여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시대는 끝났다' 즉 '타임즈 업'은 지난 1일 여배우, 프로듀서, 작가 등 할리우드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 300여명이 성추행과 성폭력,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결성한 단체 이름이기도 하다. 이날 일제히 검은 드레시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 일부는 보석 대신 가슴에 '타임즈 업(time's up)'이 적혀있는 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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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은 &#39;미투 캠페인&#39; 동참을 확인하는 뜻에서 일제히 검은 드레스 물결을 이뤘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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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는 윈프리가 무대에 오르기 전 이미 트위터 상에서는 '프레지덴셜(presidential)'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며 2020년 미 대선 후보를 의미하는 해시태그 '#오프라2020' 또한 널리 사용됐다고 전했다. CNN은 별도 분석 기사를 통해 윈프리의 이번 수상 소감이 정교하게 기획된 '정치 입문 선언'이었다고 전했다.

윈프리의 대선 출마설은 지난해 한 차례 불거졌지만 당시 윈프리는 모든 소문을 일축한 바 있다. CBS는 이번 수상소감을 계기로 윈프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파장은 백악관까지 미쳐 이날 관련 질문을 받은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은 “오프라 윈프리이건 누구건 기록적인 성취를 해낸 대통령에 맞서야 할 것”이라며 “도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윈프리는 지난해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강력 지지했고 8년 전에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클린턴과 경쟁한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를 지지했다. 윈프리는 86년부터 2011년 5월까지 미 CBS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를 25년간 5000회 진행했다. 2005년 국제 에미상 방송인상과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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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25년간 진행했던 &#39;오프라 윈프리 쇼&#39; 종방을 앞두고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고별 무대에서 눈물을 닦는 윈프리(오른쪽)를 영화 배우 톰 행크스가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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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 영어 전문 보기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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