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유치에 공들이는 도심 호텔
야외 놀이터로 변신한 고속도로휴게소
반려견과 쇼핑몰에서 몰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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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4%가 반려견을 기르고 있다. 호텔과 쇼핑몰 등 반려견과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여행지가 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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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가족을 이룬 이들을 펫펨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라 부른다. 언어는 새롭지만 현상은 익숙하다. 한국 전체 가구 중 28.1%가 반려동물을 기른다. 반려동물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동물은 개. 반려동물 가구 중 85%가 개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2017). 반려견은 기쁨을 주지만 때로는 고충도 동반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 어려운 것이 ‘여행(57.6%)’이라고 꼽았다(서울연구원, 2017). 반려견을 혼자 집에 두자니 불안하고 함께 나서자니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주변을 살피면 반려견과 방문할 만한 여가시설이 제법 많다.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호텔도 여럿이고, 반려견과 몰링(malling)을 즐길만한 쇼핑몰도 있다. ‘황금 개의 해’로 불리는 무술년(戊戌年), 반려견과 ‘가족’ 여행을 떠날 만한 장소를 소개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그 규모가 5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이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여행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숙박시설이 반려동물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숙박 예약 모바일 앱 ‘여기어때’에 따르면 2016년 70여 곳에 불과했던 반려견 동반 가능 숙박시설이 2018년 1월 기준 210곳으로 늘었다. 10곳 중 9곳이 ‘야외 공간’이 확보된 펜션과 캠핑장이다.
반려동물 숙박시설 중 호텔은 3.5%를 차지했다. 고급스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호텔은 오랜 기간 금견(犬)의 영역이었다. 요새는 외려 반려동물을 반기는 호텔이 생겼다. 2016년 서울 논현동에 문을 연 ‘호텔 카푸치노’가 대표격이다. 반려견과 함께 스테이케이션(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을 즐길 만한 도심 속 호텔로 여행 리뷰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호텔 만족도 1~2위를 오르내린다. 141개 객실 중 6개가 반려견에게 개방되는 바커룸이다. 바커룸은 호텔 3층에 몰려 있으며 반려견 전용 침대와 욕조를 갖췄다. 바커룸은 손님이 체크아웃을 하면 24시간 비워둔 뒤, 냄새와 털을 제거하고 다음 손님을 받는다. 면적(16㎡)이 동일한 일반 객실보다 가격(1박 25만원)이 갑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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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스테이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호텔이 늘었다. [사진 알로프트 서울 강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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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묵을 수 있는 호텔 중에는 5성급 호텔도 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4㎏ 미만 소형견 투숙을 허용한다. 홈페이지에서 숙박을 예약할 때 반려동물 동반 투숙을 선택하면 된다. 객실에 반려동물을 위한 놀이기구 등을 마련해준다. 숙박요금에 반려견 요금(25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데 1박을 하든, 10박을 하든 반려견 요금은 한 번만 내면 된다. 청소비·세탁비 등이 포함됐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알로프트 서울 강남·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 등 도심 호텔도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판다.
반려견과 야외에서 뛰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여행지는 뜻밖에도 고속도로휴게소다. 전국 휴게소 중 서산휴게소(목포 방향)·죽암휴게소(서울 방향)·진주휴게소(부산 방향) 등 10여 곳에 반려견 야외 놀이터가 있다. 그래서 아예 휴게소를 목적지로 삼고 반려견과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많다. 휴게소 놀이터는 담장으로 사방이 둘려 있어 반려견을 풀어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중무휴 운영되며, 입장도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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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위한 테마파크 달려라코코. 덕평휴게소 안에 있다. [사진 달려라코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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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휴게소 반려견 놀이터 중 시설 좋기로 입소문이 난 곳이 덕평휴게소(상하행 겸용) 내 반려견 놀이터 ‘달려라코코’다. 수의사와 훈련사 등이 합심해 운영하는 시설로 유료 입장이다. 견주 1인 6000원에 소형견은 6000원, 대형견은 8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그래도 인기가 좋아 월 평균 5000명이 방문한다. 덕평휴게소는 2013년 달려라코코 개장 뒤 연매출 500억 원을 돌파하며 2014년 전국 휴게소 매출 1위로 올라섰다. 달려라코코 시설을 보면 값을 치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면적만 6612m²(2000평)에 천연 잔디 깔린 운동장이 있다. 흙을 잔뜩 묻힌 반려견을 씻길 수 있는 위생시설도 갖췄다.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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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0개 면적에 달하는 초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은 반려견과 함께 출입할 수 있다. 쇼핑몰 곳곳에 배설물을 치울 수 있는 위생봉투를 배치했다. [사진 신세계프라퍼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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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쇼핑도 가능한 시대다. 2016년 개장한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이듬해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에서다. 두 쇼핑몰 모두 개·고양이와 함께 출입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시설이다. 쇼핑몰 곳곳에 배변봉투와 물티슈가 준비돼 있어 방문객이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스스로 치울 수 있게 했다. 반려동물과 몰링을 즐기려면 동물을 케이지에 넣거나 목줄을 채워야 한다. 목줄은 길게 늘어뜨리지 않고 1.5m 이내로 짧게 잡아야 한다. 의류·잡화매장은 출입이 자유롭지만 음식이나 음료를 파는 매장에 반려견과 동반 입장할 수 없다. 스타필드 내 반려동물쇼핑몰인 몰리스펫샵에서 운영하는 애견호텔에 반려견을 잠시 맡겨도 된다. 24시간 기준 1만5000원부터. 스타필드 측은 “몰리스펫샵 호텔 이용객 기준으로 하루 평균 300명이 반려견과 함께 쇼핑몰을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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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용품 판매점 몰리스펫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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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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