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여명 추방 압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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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세계대전 와중에서 주요 국가의 유대인 난민거부 설움을 겪었던 이스라엘이 자국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이주민을 압박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아프리카 난민ㆍ이주민 수 천명에게 올해 4월 전까지 출국하지 않으면 무기한 감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난민신청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가 아니면, 체류 허가증 갱신을 위해 이스라엘 당국의 사무소를 방문할 때 관련 소식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주로 에리트레아와 수단에서 온 아프리카 이주민 4만여명이 거주 중이다. 이들은 박해와 물리적 충돌을 피해 이스라엘에 난민 신청을 하려고 입국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이 경제적 목적으로 입국했다고 보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3개월 이내에 자진 출국하는 이주민에게는 1인당 최고 3,500달러(약 373만원)를 지원하며 이들은 본국이나 제3국으로의 이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자진 출국하지 않는 아프리카 이주민은 4월부터 구속된다. 그러나 어린이, 고령자, 노예제도·인신매매 피해자 등에 대해서는 조치가 면제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강제 출국 조치는 인도적이며 ‘자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자진 출국의 유일한 대안이 인신구속인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이스라엘지부, 이스라엘시민권협회(ACRI) 등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누구든 인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난민 강제추방에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통제되지 않은 아프리카 이주민의 유입이 이스라엘의 유대인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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