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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사무실 커피머신서 화장실 휴지걸이까지… 2만8000개 IoT센서로 연결 효율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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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자급자족 스마트빌딩 ‘디 에지’

외벽-지붕 태양광 패널로 전기 생산… 지하수로 냉난방, 빗물로 화장실 사용

동아일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스마트한 빌딩으로 꼽히는 ‘디 에지’의 내부 모습. 공기를 순환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1층부터 15층 꼭대기까지 건물 가운데 부분을 빈 공간으로 설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남쪽의 금융 중심지인 자위다스 지역에는 전면이 유리로 된 독특한 외관의 오피스빌딩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 등이 입주한 ‘디 에지(The Edge)’라는 이름의 건물이다. 2014년 말 완공된 이 건물은 15층, 총면적 4만 m² 규모로 네덜란드에서 가장 스마트한 빌딩으로 평가받는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닥부터 천장까지 뻥 뚫린 중앙 공간(아트리움)이 눈길을 끌었다. 공기를 순환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다. 건물 외벽과 지붕 등에는 5900m² 규모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냉난방도 전기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지하 130m 깊이의 지하수로 해결한다. 빗물을 활용해 화장실 등에 이용하고 있다.

디 에지를 개발, 관리하는 부동산개발회사 OVG의 에릭 위벌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건물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에너지가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2% 더 많다”고 말했다.

특히 디 에지는 건물 전체가 2만8000개의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연결돼 있다. 사무실, 회의실, 주차장은 물론이고 커피머신, 화장실 휴지걸이에까지 센서가 달렸다. 이를 통해 OVG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위벌스 CTO는 “3년간 입주 직원이 2배로 늘었지만 책상 하나 추가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사무실 내에 고정석이 없는 것도 특징. 직원들은 IoT 센서를 통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빈자리를 찾아 일하고 회의실을 예약한다. 앱으로 본인 자리의 온도, 조명 등도 조절할 수 있다.

디 에지에서는 밤이 되면 사람 대신 로봇이 경비를 선다. 바퀴가 달린 네모 모양의 로봇 1대가 자유자재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을 돌며 야간 순찰을 한다.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경찰에 상황을 바로 알리기까지 한다.

OVG는 인근에 디 에지보다 업그레이드된 ‘더 부티크’를 짓고 있다. 내년 4월 준공 예정인 더 부티크는 5층 건물로 규모는 더 작지만 6만 개의 IoT 센서가 적용될 예정이다. 위벌스 CTO는 “직원이 출근하면 센서가 인식해 해당 직원이 선호하는 자리를 앱으로 알려주고 엘리베이터도 알아서 작동시키는 건물”이라며 “부동산개발회사도 호텔처럼 공간을 서비스하고 신기술을 응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스테르담=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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