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디지털 사이니지, 옥외 광고로 멈추면 안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디지털사이니지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OLED 런칭을 준비중인 장비 업계와 별개로 서비스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KT와 CJ 파워캐스트는 옥외 광고 분야에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추가해 기존 옥외 광고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덕분에 전통적인 옥외 광고 사업자들도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관련 솔루션 도입을 늘이는 추세다. 제조에서 시작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이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옥외 광고 산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흐름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산업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고 이후 새로운 서비스로 혁신되는 과정을 옥외 광고 산업이 지나고 있는 형국이다. 가까운 미래의 옥외 광고는 공공 미디어(Public Media)의 한 영역으로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일상에 자리할 것이다.

매일경제

뉴욕의 공중전화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 [사진 출처 : 엠앤엠네트워크]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현재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정책과 시장 방향은 지나치게 옥외 광고에 한정돼 있다. 옥외 광고사업이 당장의 수익에는 보탬이 될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의 발전을 저해하고 기술 개발 한계를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옥외 광고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은 바로 리테일이다. 옴니채널, 온오프라인통합(O2O)이라는 트렌드에 디지털 사이니지가 기술적 요소로 수혜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최저 시급 인상에 따른 여파로 키오스크와 관련된 디지털 사이니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일경제

동경 관광 안내용 디지털 사이니지 [사진 출처 : 엠앤엠네트워크]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옥외 광고, 리테일 다음에 도래할 시장의 개척과 준비도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이야말로 기술과 서비스의 고도화를 낳는 산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변화와 산업의 요구에 의한 소극적인 시장 대응 전략보다는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확장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과거 시장 초기에는 KT, CJ 파워캐스트와 포탈 업체인 다음, IT 전문회사인 현대 IT 등이 시장 개척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성장 궤도에 오른 현재에는 가정 미디어, 개인 미디어처럼 공공 미디어 자체도 독자적인 영역으로서 새로운 시장과 기술을 잉태하는 토양이 돼야 한다. 미디어 산업 육성과 발전에서 소외되지 않고, 옥외 광고로 제한시키지도 말고 새로운 시각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공 미디어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기술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시장은 서비스에 따라 움직이고 서비스는 고객과 사용자의 욕구와 필요를 반영한다. 한때 디지털 사이니지 선도 국가였던 한국은 이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장 중심의 서비스 개발을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육성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옥외 광고가 아닌 공공 미디어로서 자리 잡고 그에 따른 성장과 발전 방향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김성원 엠앤엠네트워크 CEO]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