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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중동 최대 두바이 영화제서 `범죄도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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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두바이 파일 럿 도전기-32] 공부에 치여서 바쁜 요즘, 책을 보면서 다음주에 있을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인도 국적의 친구 하나가 내게 말을 걸었다.

"헤이 조한, 이번주에 영화제 열리는데 같이 가보지 않을래?"

"영화제? 무슨 영화제?"

"엄청 유명한 영화제 있어. 너 저번에 영화 좋아한다고 했지? 같이 가자"

"나 영화 잘 안 봐. 그리고 공부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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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국제 영화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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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넘어가고 말았다. 어차피 '오늘 하루 공부 안 한다고 시험에 떨어지진 않겠지'라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인즉슨 이곳에서 '두바이 국제영화제(Dubai International Film Festival·DIFF)'가 곧 열린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부산 국제영화제'처럼 많이 사랑받는 영화제가 두바이에서도 해마다 열린다.

매년 12월 이맘때 열리는 '두바이 국제영화제'에는 많은 스타들 특히 중동 및 유럽 스타들이 많이 방문하곤 한다. 주최자는 여기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His Highness 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국왕이다. 현재 중동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중동·아랍 영화 그리고 발리우드 영화를 챙겨볼 수 있으므로 영화에 관심 많은 사람이면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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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이번 DIFF는 12월 6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개최됐다. 전 세계 62개국에서 넘게 참가했으며 40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120개 이상의 영화가 서비스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영화제 스폰서는 주메이라호텔과 두바이 국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이 담당했다.

잠깐 얘기가 나온김에 아랍에미리트(UAE)의 영화산업을 얘기해 보면 2015년 UAE의 영화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8% 성장한 1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UAE는 중동 영화시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규모 있는 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유통 배급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화제 각종 부문에도 다수의 작품이 출품되는 등 전반적으로 영화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UAE 영화시장 규모는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1억8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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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제의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우리나라 영화인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가 출품됐다는 점이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 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난 10월 개봉해 68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밖에 한국 영화로는 영화 '마더'(봉준호 감독) '형사'(이명세 감독) 등이 지난 두바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가서 한국 영화 포스터를 보니 왠지 반갑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재미있는 일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에서 재미나게 시청했던 '기묘한 이야기'에서 호퍼 서장 역을 맡은 데이비드 하버가 두바이 국제영화제 직후 한 인터뷰에서 시즌3에 대해 방영 시기를 밝힌 것이 그중 하나다. 하버는 "팬들이 짜증 내는 것 중 하나는 시즌 1개가 만들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시즌3는 아마 2019년까지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즌3 방영 시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묘한 이야기'를 제작한 더퍼 형제가 매일 집에서 12~14시간 동안 글만 쓴다"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가서 이름 모를 중동 영화도 한두 편 보고 (끝까지 보진 않았지만) 얼마되지 않는 돈으로 잘 감상하고 영화제를 즐기다 왔다. 12월 두바이에 방문한다면 이 시기를 맞춰 이 지역 최대 이벤트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겠다. 영화표는 30~40디르함(약 만원) 선으로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마디낫 일대와 JBR의 더 비치 그리고 에미리트몰에서 주로 진행되곤 하는데, 마디낫 수크에서는 개막과 폐막 등 주요 갈라 행사가 진행되고 더 비치에서는 야외 상영에 무료 전시까지 하니깐 깔끔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FlyingJohan /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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