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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야기 책세상] 보상과 반복을 통해 깨우치는 ‘정리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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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반복학습과 행동을 통해 만들어진다. 찰스 두히그는 저서 <습관의 힘>에서 습관이 하나의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정한 신호에 의해 어떤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 그때마다 일어나는 반복 행동이 동반되고, 이런 행동이 끝난 이후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호-반복행동-보상’으로 이루어진 습관의 고리는 그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킨다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익숙해진 패턴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습관패턴은 한 번 생기면 웬만해서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아이에게 정리습관은 어떻게 길러주는 것이 좋을까. 아이가 긍정적인 정리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반복하는 행동에 주목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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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패턴은 한번 생기면 웬만해서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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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 신발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짝을 맞춰 정돈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따른 칭찬이나 선물을 제공한다면 그 이후 아이는 반복적으로 신발을 정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처음에는 보상을 위해 신발을 정리했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행동이 반복될수록 지저분한 신발장에서는 조건 반사적으로 정리정돈을 하게 된다. 신발 정리에 대한 하나의 습관 패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습관형성에 있어 보상과 처벌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아이가 정리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가 가진 습관의 대부분은 우연히 일어난 결과에 의해 형성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빨간 샤프로 수학 문제를 풀었더니 100점을 맞았다고 하면 왠지 다음에도 수학 문제는 빨간 샤프로만 풀고 싶어진다. 또 생선을 먹고 심하게 체한 뒤로는 생선 요리는 꺼리게 되는 등의 여러 가지 징크스들이 우연히 일어난 습관이다.

이처럼 특정 상황에서 우연히 발생한 어떤 신호로 인해 우리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런 원리를 이용해 부모가 아이에게 행동을 유도할 수 있을만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정리 습관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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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잘 들이면 정리 원칙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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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못했을 때 벌로 정리나 청소를 시키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다. 자칫하면 잘못했을 때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정리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리나 청소가 매우 싫어지는 역효과를 만들 수 있다.

보상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 칭찬 스티커를 이용하면 좋다. 아이가 맡은 공간의 정리를 잘 해내거나 물건을 정돈하기로 한 약속을 지켰을 때 스티커를 주어 보상하는 것이다. 보상에 대한 목표는 아이와 함께 상의하여 정하는 것이 좋고, 부모는 아이가 능력껏 꾸준히 지킬 수 있을 만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표를 달성한 이후 주어질 보상은 아이와 상의를 하되 막연하게 상을 주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물품을 정해두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과제의 수행기간은 길게 잡지 않는 것이 좋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이의 동기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제를 시작한 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아이가 포기하거나 힘들어하는 순간이 찾아 올 수 있다. 그럴 때에는 부모가 아이와 지키기로 한 약속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아이가 실행하기 너무 어렵거나 간단한 목표는 동기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과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을 묻거나 힘든 점을 논의해 적절한 격려와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정리습관을 기르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그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블록을 장난감 통에 집어넣는 습관이 연필을 필통에 넣는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책을 책꽂이에 꽂는 습관으로 연장되기도 한다. ‘물건은 사용한 뒤 제자리에 가져다둔다’는 정리의 원칙을 아이 스스로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연상 작용을 통해 아이가 생활 속에서 익히는 사소한 습관들이 결국은 일상에서 정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게 된다.

[MK스타일 주동준 기자 / 도움말 : 임희정, 강누리 (우리아이 정리습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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