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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겨울철 보행 복병①]육교 빙판은 왜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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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 없는 육교, 일주일 이상 안 녹아

아시아경제

15일 오전 한 육교 계단 아래 빙판이 만들어진 모습. (사진=이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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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눈이 온 지 일주일이나 지나서 방심했는데 아직 얼어있을 줄은 몰랐네요”

경기도 안양에 사는 오모(31·여)씨는 최근 출근길에 육교를 이용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어느 때와 같이 평범하게 육교 계단을 내려가던 오씨는 순간적으로 발이 미끄러졌다. 발밑에는 딱딱한 빙판이 져 있었다. 다행히 계단 난간을 잡고 있어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지만 그대로 넘어졌다면 크게 다칠 뻔했다. 오씨는 “눈이 저번 주말에 와서 다 녹았겠거니 하고 무심코 걸었는데 일주일 동안 얼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매서운 한파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빙판길 낙상사고가 늘고 있다. 특히 보행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시설물들이 생각지 못한 ‘보행 복병’으로 변모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복병이 바로 육교다. 14일 살펴본 서울 서대문구, 강남구 등 육교 곳곳에는 지난 9~10일 내린 눈으로 발생한 빙판이 여전히 녹지 않은 채 보행자들의 발밑을 위협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발을 밟는 계단 바깥쪽보다는 안쪽에 형성돼 있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빙판이 여기저기 서려 있기도 했다.

특히 육교는 한번 빙판이 생기면 별도의 제설 작업이 없을 시 일주일 이상 지속될 정도로 잘 녹지 않는다. 지면과 떨어져 있는 육교와 교량의 특성상 지열이 작용하지 않아 낮 시간 햇볕에 빙판이 조금 녹더라도 밤에 다시 얼어붙고,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강원지사 교수는 “육교는 지면과 떨어져 있어 지열이 잘 작용하지 않아 빙판이 생기면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오랫동안 유지되는 구조”라며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육교에는 보행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염화칼슘을 비치해 놓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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