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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산업은행, 지점 3곳 폐쇄…소매금융 힘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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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자·이촌·이수 지점 연달아 영업종료…리테일 최소화, 자금조달 다변화 위해 명맥만 유지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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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KDB산업은행이 지점 3곳의 영업을 연달아 종료하는 등 '소매금융' 힘빼기에 나서고 있다. 영업점 축소는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산은이 내놓은 쇄신안의 일환으로 산은은 자금조달상의 문제 때문에 소매금융 또는 수신을 통한 예수금 유치는 명맥만 유지하고 4차산업혁명 지원 등 정책금융에 집중할 계획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정자 지점과 이촌 지점은 각각 내년 2월 8일과 22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정자 지점 계좌는 분당지점으로, 이촌 지점 계좌는 서소점지점을 이관된다. 또 지점 폐쇄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수 지점도 조만간 폐쇄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기존 77개였던 지점이 74개로 감소하게 된다. 현 74개 수준의 지점은 유지하고 더 늘리지 않는다는게 산은의 방침이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지점은 수신을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중소중견 혁신성장기업을 현장에서 밀착해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도 있기 때문에 지점을 대거 폐쇄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현재 일부 중도금 대출을 제외한 개인여신은 신규를 거의 받지 않는 등 리테일은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내놨던 혁신안의 일부였던 '지점 축소'의 목표치를 앞당겨 달성하게 됐다. 산은은 당초 2015년말 기준 82개에 달했던 지점을 매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2020년말 74개로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산은은 지점 축소를 포함한 인력 감축을 통해 49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원화예수금은 일정 수준에서 관리해 산업자금화에 쓴다는 것이 산은의 방침이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산은은 특성상 소매금융과 예수금을 별도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저원가성인 예수금을 조달해 산업자금에 더 낮은 대출금리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고, 산은이 시중은행에 비해서 가중평균 조달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예수금 유치가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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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원화예수금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리스크관리를 꼽는다. 산업금융채권 같이 시장성자금 조달에만 의존하면 조달구조가 취약하고, 채권금리가 폭등했을 때 산금채 금리도 폭등해 고금리로 조달한 돈을 결국 고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 산금채(1년 할인채 기준) 금리는 17.5%, 6.37%까지 상승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산금채는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리스크,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가능성의 단점이 있는 반면 예수금은 다수고객을 대상으로 해서 시장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이다"면서 "시장마찰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 이내에서 예수금 비중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은의 원화예수금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직원 1인당 원화예수금은 119억원으로 1년전대비 13억원이 감소했다. 또 산은의 경우 예수금 중 개인수신보다 기업수신이 훨씬 많기 때문에 예수금이 곧 소매금융을 뜻해 시중은행의 업무와 겹치지 않는다.

한편 산은의 소매금융 전략과 원화예수금 비중은 정권을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왔다. 민영화 의지를 내세웠던 강만수 전 회장 재임 직후인 2013년 전체 원화조달금 중 예수금 비중은 45%에 달했지만 2014년 25%로 줄었고 2015년엔 27%로 소폭 늘어난 이후 지금까지 30% 안팎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1년 강만수 전 회장 재직 시절 민영화 바람이 불면서 소매금융을 키우고 지점 영업을 강화한 바 있다. 특히 다이렉트 뱅킹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예수금이 1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산은의 소매금융 확대는 정책금융에만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산은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에서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과 홍기택 전 회장의 선임,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과 맞물리면서 산은은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소매금융 부문도 개편하게 됐다. 산은 관계자는 "소매금융은 현 상태에서 더 확대하지는 않는 수준으로 갈 것이고 4차산업혁명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맏형 역할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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