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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金징어의 사연]②가공용 오징어는 왜 일반 오징어보다 훨씬 질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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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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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내 연근해의 오징어 어획량 감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어획량 감소로 인해 오징어가 금값이 되면서 가공용 오징어를 구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가공용 오징어로는 주로 페루나 칠레 등 남미 지역의 '훔볼트오징어(Humboldt squid)'가 쓰이는데, 동해의 생물 오징어에 비해 상당히 질긴 편이라 가공용으로만 써왔지만 어획량 감소에 따라 앞으로는 식탁에서 훨씬 광범위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훔볼트오징어는 태평양 동부 일대 서식하는 오징어를 통칭하는 말로 남아메리카 연안에서 태평양 북동부로 흐르는 '훔볼트 해류(Humboldt Current)'를 따라 서식하기 때문에 훔볼트오징어란 이름이 붙었다. 크기는 일반 오징어보다 훨씬 큰 편으로 몸길이는 2m 이상, 무게는 40kg을 넘어간다. 보통 500~700g 정도 하는 일반 오징어랑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크기다. 그래서 보통 크다고 해서 점보오징어, 남미 일대에서는 '붉은악마(Diablo rojo)'라 불리기도 한다. 길이 10m 이상의 대왕오징어와는 별개의 종으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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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오징어의 모습(사진=미국 해양환경단체 오세아나 홈페이지/http://ocean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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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란 별칭이 붙은 이유는 이 오징어가 굉장히 사납기 때문이다. 빨판 옆에 날카로운 갈고리가 달려있는데다 무려 500kg의 강력한 치악력(齒握力)을 자랑한다. 훔볼트오징어는 다이버나 낚시꾼을 공격한 사례도 있다고 알려져있으며 특히 떼로 달려들 경우엔, 심해로 끌고 들어가 사람을 물어뜯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워낙 한국으로 수출이 많이 되기 때문에 멕시코, 페루, 칠레 어민들에게는 없어선 안될 소중한 어족자원이다. 다만 현지에서도 생물로는 잘 먹지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생물 오징어들과 달리 살 표면에 염화암모늄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암모니아 향도 강하고 신맛이 심하게 나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주로 잡히자마자 가공이 들어가고 우리나라에는 조미용 오징어나 가공용품으로 수입된다.

염화암모늄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오징어보다 훨씬 거대한 만큼, 또 상당히 질긴 편이라 그냥 먹기는 힘들다. 일반 오징어처럼 햇볕에 말려서 살짝 익혀 술안주로 삼기엔 이도 잘 안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주로 넓은 귀는 오징어 젓갈용으로, 다리는 가짜문어라고 해서 호프집에 술안주 용으로 팔린다. 몸통은 볶음용, 버터구이 오징어 등의 재료가 된다. 짬뽕같은 국물요리에도 일부 들어가는데, 오랜 시간 가열해도 육질이 워낙 질겨서 끓이고 나면 식감이 쫄깃해져서 넣는다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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