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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연내 訪中 서두르다 외교홀대 자초했다”…한중정상회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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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 왕이, 文 대통령 팔 ‘툭툭’

-국빈 일정에서 경호원이 기자 폭행

-전문가 “中, 사드 추가 조치 압박 의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홀대론에 휩싸였다. 중국 측이 문 대통령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외교 의전이 국빈이라는 격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한중 관계를 봉합하기 위해 연내 방중을 서둘렀다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앙금’이 남은 중국에게 부적절한 대우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기미는 방중 전부터 일었다. 중국 관영 CCTV는 방중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3불정책 등을 두고 압박성 질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중국에 도착했을 때에도 차관보급의 쿵쉬안유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영접한 것도 논란이 일었다. 13일 진행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도 한국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포함된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지만 중국에서는 부회장, 부총재 등 대기업 2, 3인자들이 참석해 급이 맞지 않았다.

홀대 논란은 양국 정상회담이 진행된 14일 정점을 맞았다. 문 대통령 내외가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중국 고위 간부들과 인사를 나눌 때 문 대통령이 손으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팔을 두드리며 친근함을 표시하자, 왕 부장도 문 대통령의 팔뚝을 툭툭 치며 화답한 것이다. 장관급인 왕 부장이 국가 원수인 문 대통령의 팔을 친 것은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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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 대한 공식 환영식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하며 팔뚝을 툭툭 치고 있다. [사진=KBS 뉴스 캡처]


같은 날 오전엔 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 경제ㆍ무역 파트너십’ 행사에서 중국 측 경호원들이 문 대통령을 취재하는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호원들은 문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나가는 취재진의 이동을 별다른 이유 없이 제지했으며, 비표를 제시하며 항의하는 사진기자 2명의 멱살을 잡고 발길질을 하는 등 거세게 폭행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 14일 왕 부장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해당 경호원들은 행사를 주관한 코트라(KOTRA)가 현지에서 고용했지만 중국 공안의 관리ㆍ감독을 받는 보안 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빈이 참석하는 행사의 경호원들이 대통령과 동행 방문한 취재진을 집단 폭행한 건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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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경제ㆍ무역 파트너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취재한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2명이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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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대통령이 방중 기간 시 주석을 포함해 중국 권력 1~3위 인사들을 면담하긴 하지만, 식사 일정은 국빈 만찬을 제외하면 16일 천민얼(陈敏尔) 충칭(重庆)시 당 서기와의 오찬 뿐인 것도 홀대 논란을 부추겼다. 특히 문 대통령이 중국에 도착한 13일 중국 고위 인사와 식사 일정이 전무했는데 난징(南京)대학살 80주년 추모 행사에 참석하는 줄 알았던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당일 베이징에 머문 것으로 확인돼 의문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적절한 외교 영접이 사드 앙금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은 전 세계에서 정상 외교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고 영접 의전도 철저하다”라며 “중국이 한국의 대통령을 이렇게 대하는 것은 사드 관련 추가 조치 이행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또 “중국을 서둘러 방문했는데도 결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대북 제재와 시 주석의 평창동계올림픽 방문도 확답을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한국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중 관계가 악화할 거라는 메시지, 사드 ‘3불(不)’ 원칙에 따른 미ㆍ일 관계 조율 등 과제만 더 얻어왔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홀대론을 걱정하지만 회담의 내용과 결과를 보고 평가해달라. 홀대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야당은 ‘외교참사’, ‘굴욕외교’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미 핵보유 수준에 가 있는 북한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 대화와 타협 운운하는 것은 결국 북한 핵보유에 면죄부를 주는 또 하나의 외교참사일 뿐”이라며 “나약하고 유약한 북핵 대응으로 초래된 대한민국의 안보위기에 대한 모든 책임은 문재인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중정상회담은 공항 도착에서부터 방중 일정 전체가 굴욕 수모의 연속이었다”며 “사드 봉인도, 대북제재 요구도, 경제 보복 재발 방지도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이어 “성과는 없고 치욕만 남긴 이번 순방과 정상회담은 한국 외교사에 치욕으로 남을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한마디로 외교참사고, 국격도 주권국가의 자존심도 내팽개치고 정상회담 하나에만 집착한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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