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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김세영의 Economia] 마윈이 말하는 ‘新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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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포천’ 선정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아시아 1위, 세계 4위.

모두 마윈(52)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마윈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1995년 중국 최초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열었고, 1999년 알리바바를 설립했다. 소비자 물품 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 티몰닷컴, 이타오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아시아 최대 부호가 됐다. 2013년 5월부터는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1999년 중국 항저우에서 동료 열일곱 명과 함께 세운 작은 업체는 현재 세계 정상급 인터넷기업이 됐다. 알리바바는 ‘천하에 하기 어려운 장사가 없게 하라’는 사명아래 창업가와 소비자를 위한 체계화된 비즈니스 플랫폼과 개방, 협동, 번영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제공했다. 현재는 C2C, 인터넷 지불 방식, B2B 시장 및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을 진행 중이며 무선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 컨트롤 시스템, 인터넷TV까지 그 영역을 확대 중이다.

외연을 확장하고 있지만, 알리바바는 기본적으로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이는 알리바바의 가장 전통적인 업무이자 기반이다. 마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내년부터 알리바바는 더 이상 전자상거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는 그저 배 한 척으로 강 이편의 물건과 정보를 강 저편으로 나르는 역할을 할 뿐이다.

대신 ‘5신 전략’을 내세운다 마윈은 “다섯 가지 신은 중국과 세계 그리고 앞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장담한다.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그리고 인공지능을 결합한 ‘신유통’, 개성과 맞춤형이 강조되는 ‘신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체계인 ‘신금융’, 인터넷과 빅데이터를 융합한 ‘신기술’, 데이터 주도형 혁명을 이끌어갈 ‘신에너지’가 그것이다. 그야말로 개개의 신기술을 융합해 무엇이든 통할 수 있는 더 큰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의 원대한 목표이자 꿈이다.

마윈이 말하는 ‘신세계화’에 귀 기울여야한다. 2000여 년 전 중국은 외침에 대비해 만리장성을 쌓았다. 오늘날 초강대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국제무역에서 장벽을 강화하고 자유무역을 막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단순 반복되는 방법으로는 오늘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마윈은 “무역의 세계화가 경제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역의 세계화를 통해 취업 기회가 더 늘어나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세계화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과거 세계화를 그대로 답습하자는 말이 아니다. 마윈은 “과거에는 경제 대국, 대기업이 혜택을 누리는 세계화로, 개발도상국과 중소기업 그리고 청년들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세계화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세계화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윈은 기존 세계무역기구(WTO)를 보완한 것이 바로 세계전자무역플랫폼(eWTP)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인공지능을 결합한 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하루 매출 28조 3000억, 1초당 25만 건 주문결제, 2016년 매출 대비 40% 상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마윈은 “현재 우리는 정보통신기술(IT)시대를 지나 데이터기술(DT)시대로 나아가는 전환기에 있다. DT시대에는 이타적인 생각을 가졌을 때 성공할 수 있다. 직원, 고객, 협력사, 경쟁 상대를 자신보다 더 성장시켰을 때 비로소 사회가 진보하고 자신도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데이터 테크놀로지, 세계화와 국제무역 등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마윈의 통찰과 지혜를 전한다. 창업과 경영, 처세에 대한 인생철학과 알리바바의 향후 10년, 나아가 30년간의 전략과 계획, 발전 전망도 살펴본다. <마윈, 내가 본 미래/마윈 지음/최지희 옮김/김영사/1만6800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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