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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Biz+] "집도 3D프린터로 찍는 시대…SW 융합이 4차 산업혁명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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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8일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지식경영학회 2017 추계학술대회에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지식경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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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종합 소프트웨어(SW) 그룹인 한글과컴퓨터그룹(한컴그룹)의 김상철 회장이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지식경영인대상을 받았다.

지식경영은 데이터 등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조직 구성원의 지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주목해 이를 조직 전체에 공유·적용함으로써 조직의 문제 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경영 방식이다. 갈수록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력과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지식경영의 확산을 위해 1999년 발족한 한국지식경영학회는 관련 연구를 지원·진흥하고 매년 봄과 가을에 학술대회를 열어 한국을 지식사회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기업인에게 한국지식경영인대상을 수여한다.

김 회장은 2010년 한컴그룹을 인수한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SW와 하드웨어(HW)를 결합한 융복합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산업 내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한컴그룹은 김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2011년 전년 대비 매출 20%, 영업이익은 100% 상승하는 등 정체에서 벗어나 성장동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36%를 기록하며 올 3분기까지 59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한컴그룹의 지식경영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융복합과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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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식경영학회 2017 추계학술대회에서 김철원 한국지식경영학회장(오른쪽)이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지식경영학회]


SW의 시대 융복합으로 먹거리 찾아야

김 회장은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SW가 모든 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주택도 3D프린터로 찍어내고 있다"며 "앞으로 HW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SW가 결국 핵심"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안전을 위해 철강과 같은 튼튼한 소재가 중요했다. 앞으로는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AI)이 사고 위험을 방지하게 된다. 김 회장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1~5위 기업은 모두 SW 업체"라며 SW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제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인더스트리 4.0'을 실현하고 있는 독일 기업들을 모범사례로 제시하며 한국 역시 기존 산업에 SW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한컴그룹은 기존의 SW 역량에 공격적인 M&A를 더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 2014년 국내 1위 임베디드SW 기업 한컴MDS를 인수하고 방산 분야 HW 제조업체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임베디드란 특정 제품이나 솔루션에 추가로 탑재돼 특정 기능을 갖추는 것을 뜻한다. 한컴그룹은 융복합 기술을 국방, 항공,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그 결과 한컴MDS의 매출은 인수 3년 만에 두 배인 1502억여 원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안전장비 기업 '산청'을 2650억여 원에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컴그룹은 세계적으로 대형 재난·재해 사고가 증가해 안전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SW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안전장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호흡기와 마스크 등에 열화상, 적외선 카메라, 통신 모듈 등을 탑재해 더 효율적인 구조 작업을 지원하고, 심박센서, 체온센서, 오염도센서 등도 달아 IoT에 연결함으로써 구조 인력의 안전도 확보할 계획이다.

생태계 조성해 시너지 창출·산업 주도

김 회장은 이와 같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산업 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구글, 아마존 등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기업들이 세계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제구조가 도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아이디어가 콘텐츠를 거쳐 플랫폼으로 나가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기업들은 콘텐츠와 플랫폼 사이에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측면에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사 사례를 소개했다. 한컴그룹은 'PC-모바일-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풀 오피스 라인업을 구축해 사용 환경과 기기에 상관없이 편리한 작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클라우드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산업 및 경제 구조의 '판'이 바뀌고 있다"면서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44%를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과도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컴그룹이 서울시, (주)한국스마트카드 등과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서울형 스마트시티 해외 확산 활동 역시 생태계 조성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공공데이터를 전산화해 볼 수 있는 디지털 시민시장실을 비롯해 서울교통정보센터, 120다산콜 시스템 등으로 스마트시티를 실현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한컴MDS의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산청의 소방방제 기술을 서울시의 스마트시티와 결합하는 한편 해외 국가 및 도시 환경에 맞는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실제 베트남에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를 만드는 전자정부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컴그룹은 또 경기도 가평 56만평 용지에 헬스케어, 교육 분야를 주축으로 대규모 SW 생태계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시티 실증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주요 연구개발기관, 종합 의료기관들과도 협업해 스마트 헬스케어 단지를 만들고 관련 산업 및 기술의 부흥을 주도할 계획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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