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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현대 벨로스터-파격을 넘어 ‘문화 아이콘’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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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는 현대자동차의 ‘뜨거운 감자’이자 ‘아픈 손가락’이었다. 현대차가 지난 2011년 선보인 벨로스터는 세계 최초로 ‘1+2 도어’ 형태를 적용했다. 운전석 쪽에는 도어가 1개뿐이지만 조수석 쪽에는 2개가 있는 방식으로 당시 전통적인 자동차 구분법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파격이었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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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는 1+2도어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판매 성과는 관심에 미치지 못했다. 출시된 지 3년 만에 ‘단종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635대, 올들어 10월까지 판매대수는 135대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단종 대신 다시 한 번 혁신을 선택했다. 벨로스터만을 위한 프로젝트팀 JS전사PM TFT를 구성한 것이다.

프로젝트팀은 4년 만에 2세대 벨로스터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고 신형 벨로스터를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신형 벨로스터는 1+2 도어 비대칭 도어, 센터 머플러와 같은 1세대의 디자인은 그대로 계승했다. 대신 보닛을 늘리고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를 뒤로 밀고 루프 윤곽선을 낮춰 기존 모델보다 더 쿠페와 비슷한 스포티한 외모를 갖췄다.

램프보다 밑에 자리잡은 육각형 캐스케이딩 그릴, 범퍼 하단에 공력성능 향상을 위해 적용한 에어커튼, 말 허벅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볼륨 있는 펜더 디자인은 역동적인 이미지에 한몫한다. 실내도 비대칭형 외모처럼 운전자 중심의 비대칭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전투기 조종석처럼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안전에도 공을 들였다. 전방레이더를 활용해 충돌 사고를 막아주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행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 안전사양을 구비했다.

시승 장소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인제 스피디움 서킷이다. 시승차는 1.6ℓ 터보 엔진과 7단 DCT를 적용했다. 타이어는 18인치 고성능 미쉐린 타이어를 채택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버킷 타입 시트와 낮은 시트 포지션이 레이싱카에 탄 느낌을 준다. 시트는 전동 버튼으로 앞뒤를 조절할 수 있다. 등받이 각도 조절은 수동이다. 레버를 손으로 잡고 직접 조절해야 한다.

순간 토크, 가속도, 터보 부스트압 등 퍼포먼스 게이지를 알려주는 돌출형 모니터와 운전석 앞 유리가 아닌 스티어링휠 앞쪽에 장착된 별도 유리판에 주행정보를 표시하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 몰입감을 높여준다. 드라이빙 모드는 스포츠, 노멀, 에코, 스마트로 구성됐다.

신형 벨로스터는 코너링에서 강했다. 자동차가 바깥으로 벗어나려고 하는 언더스티어를 잘 억제했고 코너링 탈출 속도도 빨랐고 브레이크 응답성능도 우수했다. 현대차가 시승 장소로 서킷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직진 구간에서 풀 가속하면 움찔하는 터보 랙(Turbo lag)도 없이 비교적 빠르게 가속했다. ‘속도’를 의미하는 벨로시티(Velocity)와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는 스터(ster)를 합성해 만든 차명에 부끄럽지 않는 성능을 갖춘 셈이다. 신형 벨로스터는 이전 모델보다 확실히 보는 맛, 타는 맛, 튀는 맛이 좋아졌다. 또 7년 전과 달리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든든한 타깃 층이 생겼다. 하지만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다만, 판매 대수에 상관없이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는 모델이고, 세대까지 이어갔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영국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문화의 아이콘이 된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처럼 ‘국산차 문화의 아이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글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08호 (17.12.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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