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국립생태원 원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첫 경영서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메디치미디어)를 냈다. 최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의 한식당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교수 생활 내내 학장·처장 등 보직을 한 번도 맡지 않다가 예순이 넘어 공직을 경험했다. 3년밖에 경영을 해 보지 않고 책을 내려니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3년 2개월의 생태원장 임기 동안 하루에 5분 이상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였다”며 “조직의 규모는 다르겠지만 살다보면 누구나 책임지는 순간이 올텐데 그 때 내가 고생한 것만큼은 고생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3년 10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에 취임한 최 교수는 재임 중 매년 연간 관람객 목표치의 3배가 넘는 100만명을 유치했다. 2016년 6월에는 한 아이에게 시상을 하면서 무릎을 꿇은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퍼져나가면서 최 교수의 겸손과 공감의 리더십이 화제가 됐다.
국립생태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최 교수는 근무평정제도를 바꾸지 못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남을 도와주면 안 되는 현 근무평가 제도 하에서는 협업이 불가능하다”며 “혼자서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지랍’이 넓고 남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더 높이 평가받는 제도를 만들면 조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공감이 ‘본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가 타고 난 공감력이 무뎌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감능력이 무뎌진 대표적인 분”으로 언급한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정상적인 하루 일과를 보고 저녁식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비인간적인 일이다”고도 말했다.
최 교수는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 매일같이 회식하느라 저녁 6시면 귀가했던 ‘가정적인 남자’에서 ‘밤무대의 황태자’가 된 사연, 격주로 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바비큐를 해 주는 ‘원격바’로 조직내 소통을 활성화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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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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