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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국립생태원장 경험 바탕으로 첫 경영서 낸 최재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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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나 정부, 대학을 망가뜨리는 리더는 경영을 하는 대신 자기 것을 챙긴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지적하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리더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이마를 맞대고 매일 고민하면 성공보다 망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국립생태원 원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첫 경영서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메디치미디어)를 냈다. 최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의 한식당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교수 생활 내내 학장·처장 등 보직을 한 번도 맡지 않다가 예순이 넘어 공직을 경험했다. 3년밖에 경영을 해 보지 않고 책을 내려니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3년 2개월의 생태원장 임기 동안 하루에 5분 이상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였다”며 “조직의 규모는 다르겠지만 살다보면 누구나 책임지는 순간이 올텐데 그 때 내가 고생한 것만큼은 고생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3년 10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에 취임한 최 교수는 재임 중 매년 연간 관람객 목표치의 3배가 넘는 100만명을 유치했다. 2016년 6월에는 한 아이에게 시상을 하면서 무릎을 꿇은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퍼져나가면서 최 교수의 겸손과 공감의 리더십이 화제가 됐다.

국립생태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최 교수는 근무평정제도를 바꾸지 못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내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남을 도와주면 안 되는 현 근무평가 제도 하에서는 협업이 불가능하다”며 “혼자서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지랍’이 넓고 남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더 높이 평가받는 제도를 만들면 조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공감이 ‘본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가 타고 난 공감력이 무뎌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감능력이 무뎌진 대표적인 분”으로 언급한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정상적인 하루 일과를 보고 저녁식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비인간적인 일이다”고도 말했다.

최 교수는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 매일같이 회식하느라 저녁 6시면 귀가했던 ‘가정적인 남자’에서 ‘밤무대의 황태자’가 된 사연, 격주로 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바비큐를 해 주는 ‘원격바’로 조직내 소통을 활성화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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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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