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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사설]김성태 원내대표, 보수야당다운 정치 복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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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친홍(친홍준표)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 의원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재석 108명 가운데 딱 과반인 55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친박(친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35표, 중립지대를 표방한 한선교 의원은 17표를 얻었다. ‘도로 친박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보수층 민심과 현재로선 ‘홍준표 체제’ 외엔 대안이 없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새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포퓰리즘을 막아낼 전사로 서겠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도 “노동조직을 앞세운 사회주의식 국가 운영과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있는 문재인 정부의 전횡에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며 이러고도 야당이냐고 반문했다. ‘기득권정당, 웰빙정당, 패권정당 다 버리고 개혁과 자기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다짐 그대로 김 원내대표가 국회에 임한다면 제1야당다운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홍 대표의 지지를 받은 김 원내대표가 ‘홍준표 사당화(私黨化)’ 의혹을 살 경우 당내 통합도, 보수층 지지 복원도 이루기 어렵다. 세력이 약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당내 친박계를 끌어안으면서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보수 혁신’을 해내야 당이 다시 반쪽 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당장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는 첫 시험대가 될 듯하다. 아울러 당내 결속을 토대로 당의 외연을 넓히는 ‘보수 통합’의 과제도 이뤄내야 한다.

한국당은 무엇보다 보수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하기 바란다. 현재 한국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하니 정치는 실종되고 청와대가 일방 독주하는 통치만 있는 형국이다. 투쟁전문가를 자처한 김 원내대표가 합리적 대안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해선 지난번 예산안 정국에서처럼 ‘한국당 패싱’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구현하는 보수 야당의 길을 보여주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는 한국당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 한국당엔 생사(生死)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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