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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쇼핑언플루언서] 스튜핏 아닌, 그뤠잇일까? 탄산수 제조기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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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제조기, 소다 스트림 사용후기

실제 사먹는 탄산수와 비교해보니

실린더 하나로 60L 탄산수 만들어

써 보니 어때?”
쇼핑의 세계에서 먼저 사용해본 이들의 ‘후기’가 갖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믿고 본 후기에도 광고를 감춘 '가짜'가 섞여 있다는 것. 속지 않고 쇼핑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쇼핑 언(言)플루언서'가 나섰다. 친구와 수다 떨듯 사적으로, 그래서 아주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는 사용 후기를 연재한다. 다만 내 이름 석 자를 걸기에 양심껏, 한 점 거짓이 없다는 것만 밝히겠다. 직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백화점 쇼윈도보다 훨씬 생동감 있는 정보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이번에는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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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해 탄산수를 만들어주는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을 직접 사용해 봤다. 유지연 기자




통장 요정도 흔들린 탄산수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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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KBS2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출연자들이 탄산수 제조기로 만든 탄산수의 맛을 보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사진 방송 프로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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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2월 3일 방송된 ‘김생민의 영수증(KBS2)’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한 가전이 있었다. 바로 탄산수 제조기다. 탄산수 제조기는 말 그대로 탄산수를 만들어주는 기계다. 탄산수는 생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해 만든 음료다. 맛이나 향은 물과 같은데, 탄산만 들어가 있어 일반 탄산음료와는 다르다. 단맛이 없지만 상쾌한 청량감을 주는 탄산의 맛이 좋아 즐기는 이들이 많다. 특히 톡 쏘는 탄산음료를 좋아하면서도 단맛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많이 찾는다.

사실 탄산수 제조기는 있으면 좋지만, 꼭 있어야만 하는 가전은 아니다. 짠돌이 김생민이 탄산수 제조기를 보자마자 ‘잘못된 소비’라는 의미의 ‘스튜핏(stupid)’ 판정을 내린 이유다. 하지만 반전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탄산수를 맛본 뒤 김생민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 것. 예상보다 맛있는 탄산수의 맛에 눈빛이 흔들리며 ‘스튜핏’ 판정을 번복해 웃음을 줬다.

방송 후 이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탄산수 제조기에 대한 관심 역시 덩달아 높아졌다. 대체 어떤 맛이기에 짠돌이 김생민이 마음을 바꿨을까. 탄산수 제조기 ‘소다 스트림’으로 직접 탄산수를 만들어봤다.

원리는 간단, 만들기도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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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으로 압축시킨 이산화탄소 실린더와 주입 기기. 가전이라기보다 단순한 기기에 가깝다. 유지연 기자


탄산수 제조기는 가전이라기보다 기기에 가깝다. 전기 플러그도 필요 없는, 단순한 가스 주입 기기다. 이산화탄소(CO2) 가스가 주입된 스틸 소재의 실린더를 장착한 기기로, 물병을 고정한 후 가스를 주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업체의 설명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실린더는 독일의 화산암반층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로 100%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정말 말 그대로 가스가 고압으로 압축되어 들어있는 철제 실린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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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물에 탄산가스가 주입된다. 유지연 기자


사용법은 간단하다. 전용 물병에 생수를 채운 후 탄산가스 주입구에 물병을 고정한다. 소다스트림 제네시스 모델의 경우 전용 물병을 돌려서 끼우게 되어 있다. 분사된 탄산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지 않고 물에 제대로 녹아들도록 물병을 밀폐시키는 과정이다.

물병을 고정한 후에는 버튼만 누르면 된다. 버튼을 꾹 누르면 탄산이 분사되어 물속에 녹아든다. 탄산의 양은 조절이 가능하다. 한두 번 누르면 부드러운 정도의 탄산수를 즐길 수 있다. 세 번에서 다섯 번까지가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양이다. 다섯 번 이상 주입하면 제대로 톡 쏘는 탄산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세 번 정도 분사했을 때 시판 탄산수 중 대중적으로 유명한 ‘페리에’ 정도의 탄산수가 된다. 탄산의 정도를 기호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것은 분명 장점이다.

탄산을 원하는 만큼 주입한 뒤에는 병을 위로 살짝 들어 올린다. 그러면 접합 부위가 살짝 헐거워지면서 ‘칙’ 소리와 함께 탄산이 빠진다. 그리고 물병을 돌려 빼내면 된다.

맛은 시판 인공 탄산수와 비슷
시판 탄산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물에 인공적으로 탄산가스를 주입한 인공 탄산수와 본래부터 탄산가스가 녹아있는 형태의 물을 담은 천연 광천수가 그것이다. 인공 탄산수는 또다시 정제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형태와 미네랄이 풍부한 광천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형태로 나뉜다.

아무래도 본래부터 탄산가스가 녹아있던 천연 광천수가 좀 더 목 넘김이 부드럽다. 탄산의 양이 적어서 탄산의 쏘는 맛이 적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탄산의 기포도 크지 않고 컵에 따라 놓으면 탄산의 지속력이 오래간다. 반대로 정제수나 광천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형태의 탄산수는 기포가 크고 세며, 동시에 톡 쏘는 맛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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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판되는 인공 탄산수의 맛과 비슷하다. 기포의 크기가 크고 센 편이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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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제조기로 만든 탄산수는 후자에 가깝다. 생수에 탄산가스를 주입한 형태기 때문에 당연하다. 물론 사용한 물의 맛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다. 탄산 자체에는 맛이 없기 때문에 본래 물맛에 탄산수의 맛이 좌우된다. 다만 탄산을 주입하면 pH가 낮아져 미세한 신맛을 내긴 한다.

실린더 하나로 60L, 페리에 한 병 130원에 먹는 꼴
맛에는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차이가 엄청나다. 탄산수 제조기가 가격 면에서는 탁월한 경제성을 보인다. 탄산수 제조기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달라 12~20만원 대로 형성되어 있는데, 처음 구매할 때 실린더 하나가 함께 온다. 이 탄산가스 실린더 하나로 최대 60L의 탄산수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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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제조기의 가장 큰 장점은, 비교적 저렴하게 대량의 탄산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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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속 탄산가스를 모두 다 소진하고 나면 ‘맞교환’ 형태로 매장에서 새 실린더로 교체해준다. 빈 실린더를 가져가면 새 실린더를 준다는 얘기다. 소다스트림에서는 이 비용이 24000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24000원짜리 실린더 하나로 시판 탄산수 중 가장 대중적인 300mL 용량 페리에를 200병 만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페리에 한 병을 130원에 마시는 꼴이다.

기기 구매비용이 있고, 늘 가지고 다니면서 제조할 수 없다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분명 경제적으로는 이점이 있다. 물론 탄산수를 많이 마신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유자청, 레몬청 넣어 음료로 즐겨
탄산수 자체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도 과일청을 넣어 마시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판 탄산 음료나 탄산 에이드와 비슷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흔히 유자청이나 레몬청, 자몽청 등을 넣어 마신다. 매실액을 넣거나 오미자를 우려 마셔도 괜찮다. 원하는 단맛 정도, 원하는 탄산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입맛에 맞는 음료를 제조해 먹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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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청, 레몬청, 자몽청 등 과일을 꿀에 절여 만든 각종 청을 넣어 마시면 시판 탄산 음료 못지 않은 맛을 낸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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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생수 아닌 음료 자체에 탄산가스를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와인에 탄산가스를 넣어 스파클링 와인으로 만들어 먹는 것은 어렵다. 탄산 주입구에 생수가 아닌 다른 음료가 닿으면 내부 부식이 될 우려가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세척할 때 탄산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세안할 때도 사용하면 모공 속 노폐물 제거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실제로 탄산 거품을 만드는 가루 타입의 세안제가 시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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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이나 채소를 세척할때 탄산수를 사용할 수도 있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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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탄산수를 물처럼 마시는 사람이어야 의미가 있는 물건이라는 것. 콕 집어 말하자면 카페에서 탄산수를 스스로 주문해 마시는 이거나, 탄산수를 좋아해 페트병에 든 탄산수를 집으로 배달시켜 먹는 이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콜라나 사이다 등 단 탄산음료를 좋아하지만, 당분이 걱정되는 경우에도 추천할만하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앞서 말했듯, 굳이 필요한 물건은 아니다. 철저히 기호품인 것. 사용이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장점이다. 단, 전용 병이 아니면 탄산을 주입하기 힘든 것은 단점이다. 또한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시판 탄산수보다 기포가 굵고 센 느낌은 있다. 부드러운 탄산수를 원한다면 시음해 본 뒤구매하길 권한다.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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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탄산수보다 기포가 강하고 센 느낌이 있다. 톡 쏘는 맛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하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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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영상=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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