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에 품귀 현상 빚는 간편식 안주
너무 매운 소스에 양파·깻잎만 더해도
"한 번 사볼까." 장 보러 대형 마트에 갔다가 간편식을 보며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재료 사서 손질하고 직접 조리할 필요가 없는 데다 맛은 제법 괜찮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비주얼이 맛만큼 중요한 요즘 간편식을 좀 더 폼나고 맛있게 먹을 순 없을까요. 그래서 '간편식 별별비교'가 시도해 봤습니다. 간편식 막창을 사다가 두 가지 각기 다른 버전으로 요리했습니다. 포장에 들어있는 재료만 활용해 조리해보고, 다음으론 푸드스타일리스트의 팁을 더해 요리한 후 둘의 맛과 비주얼을 비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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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 조리한 불막창(왼쪽)과 기름을 두른 팬에 양파와 함께 볶고 위에 깻잎과 깨를 담아낸 불막창(오른쪽) 사진을 합성했다. |
홈술(집에서 술 마시기)족이 늘면서 식품 업체들이 간편식 안주를 속속 출시하며 안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작은 대상이다. 대상은 2016년 7월 '청정원 안주야 논현동 포차스타일 무뼈닭발·매운껍데기·불막창' 3종을 출시하며 간편식 안주 시장을 열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시식 후기가 이어고, 입소문만으로 마트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대상의 성공을 눈여겨 본 다른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간편식 안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조대림은 2017년 5월 석쇠에 구워 진짜 불맛과 불향을 살린 '수제직화 매콤안주 무뼈불닭발·매콤오돌뼈·매콤불막창' 3종을 출시했다. 한 달 후인 6월엔 오뚜기가 '낭만포차 무뼈닭발·오돌뼈·닭근위볶음·순대볶음' 4종을 내놓았다. 7월엔 동원F&B도 '동원 심야식당'이라는 간편식 안주 브랜드를 론칭하며 '불막창·매콤오돌뼈·뼈없는불닭발·치즈불닭' 4종을 출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간편식이라는 카테고리에 어울리게 간편함을 내세웠다.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서 3~4분만 조리하면 된다. 메뉴는 막창·닭발·순대·오돌뼈·닭근위 등 포장마차에서 파는 안주들이다. 특히 막창·닭발이 가장 잘 팔린다. 평소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없는 데다 1인분만 팔지 않아 혼자 먹기 어려운 메뉴지만 간편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1~2인분 소용량으로 포장돼 있는 데다 조리법까지 간편해 혼술·홈술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 1위는 대상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대상의 냉동 안주류 시장 점유율은 75.6%(2017년 9월 기준)가 넘는다. 이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역시 막창이다. 커피를 넣고 삶아 잡내를 제거한 막창을 버터를 넣고 볶아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가격은 69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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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시 이후 간편식 안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상 청정원 '안주야 논현동포차스타일 불막창'. [사진 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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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째 전자레인지에 넣어 조리한 후 그릇에 담았다. 비닐을 열자마자 매운향이 느껴졌다. |
우선 레시피대로 조리했다. 가장 간편하고 빠르게 먹는 방법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닐을 뜯지 않은째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 3분간 조리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았을 때와 맛이나 비주얼은 똑같았다. 막창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쫄깃한 막창의 식감까지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불막창'이라는 이름 그대로 너무 매웠다. 매운 맛은 나중에 다시 생각나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지만 그건 매운 맛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들 얘기다.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에겐 고통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문인영 101레시피 대표는 "막창의 쫄깃한 식감이 소스의 매운 맛에 가려질 정도로 너무 맵고 소스가 진득해 입안에 남는 느낌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매운 맛을 줄일 순 없을까. 냉장고 속 양파와 깻잎만 있으면 된다. 양파 1개와 깻잎 몇 장을 먹기 좋게 채 썰어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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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을 두른 팬에 막창과 양파를 넣고 4~5분 볶는다. |
기름을 두른 팬에 막창과 양파를 차례대로 넣고 4~5분 함께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질 정도면 충분하다. 잘 볶은 막창과 양파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채썬 깻잎을 소복하게 올려준다. 마지막으로 고소한 깨를 넉넉하게 뿌려주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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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을 담은 위에 깻잎을 올리고 깨를 뿌려주면 완성된다. |
양파는 기름에 볶을수록 아린 맛이 줄고 단 맛이 강해진다. 이때문에 함께 볶으니 불막창의 매운 양념 맛이 순화돼 단맛이 살아났다. 양파 특유의 아삭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어 식감도 다양해졌다. 확실히 매운 맛이 줄었다. 불막창 특유의 매운 맛은 혀 끝에 남았지만 고통스럽지 않고 적당했다. 위에 올려낸 깻잎도 매운 맛을 한 번 더 잡아줄뿐 아니라 특유의 향까지 더해줬다.
매운 맛을 줄이기 위해 양배추를 넣어도 된다. 다만 양배추 양은 한 줌 정도면 적당하다. 양배추는 볶으면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소스 맛이 너무 묽어지기 때문이다. 또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양파처럼 아삭한 식감을 즐기기도 어렵다.
우동 면이나 밥을 넣고 함께 볶으면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동영상=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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