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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일, 야스쿠니 방화 아들 인권침해…국내로 제발 이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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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머니, 10월 이어 두번째 호소

“독방 가두고 20㎝ 지네 던져

작업장서 수차례 폭행 당하기도”

정부 “부당대우 않도록 노력할것

일본 반대탓 국내이송 가로막혀”



한겨레

12일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일본 교도소에 수감중인 아들을 얘기하며 어머니 이아무개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옆에서 독도지킴이 노병만씨가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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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지네를 던져 물리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으니 아들을 살려주세요.”

2년 전 일본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해 터트린 혐의로 일본 도쿄도 후추형무소에 수감 중인 전아무개(29)씨의 어머니 이아무개씨가 지난 10월에 이어 아들의 인권침해를 주장하며 국내로 빠른 이감을 호소했다.

어머니 이씨는 12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이 징벌방(독방)에서 밤에 자는데 교도관이 욕설을 하면서 20㎝ 크기의 지네를 머리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아들이 눈이 아파 잘 보지도 못하는데 작업을 못 하면 교도관에게 작업장에서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제대로 (눈)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울먹였다.

이씨는 또 “지난 4월 신청한 아들의 국내 이감에 대해 한국 정부는 관망만 하고 있다. 폭행 내용을 아들이 일본 주재 우리 영사에게 편지로 보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쪽에서 전씨의 면회를 막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씨는 “아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 키 185㎝, 체중 92㎏이었다. 현재는 체중이 반쪽이 되고 시력이 퇴화해 앞이 보이지 않는 등 몸 상태도 안 좋으나 교도소 쪽에서 어떤 조처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씨 쪽 주장에 대해 일본 당국에 진상조사를 강력히 요구했고, 일본으로부터 ‘사실과 다르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하며 “전씨가 일본 교정당국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지속적인 영사 조력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전씨의 국내 이송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나, 일본의 반대에 가로막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자료를 내어 “주일본 한국대사관은 10월30일 영사면회 및 우리 영사 앞으로 전씨가 쓴 자필서신(11월9일 접수)을 통해 전씨가 (일본) 교정당국으로부터 폭행, 모욕, 지네 던지기 등 괴롭힘을 당했고 치료도 받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을 접수했다”며 이와 관련해 “일본 교정당국에 진상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일본 교정당국은 2회에 걸친 진상조사 결과 회신(11월20일, 12월4일)을 통해 ‘전씨가 주장하는 폭행, 모욕 등은 사실이 아니며, 본인이 요구할 때는 언제든지 적절한 의료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전씨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외교부 차원에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씨의 국내 이송 추진과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수형자 정보 통보서’를 지난달 23일 일본 정부로부터 접수해 현재 번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후 법무부 주관으로 전씨에 대한 수형자이송심사위원회가 내년 상반기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관련) 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일본 동의가 있어야 한국으로 수형자 이송이 가능하나, 아직 일본이 전씨의 국내 이송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2015년 11월23일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 공중화장실에 화약을 채운 사제폭발물을 설치한 뒤 터트려 화장실 천장 등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7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지난 2월 도쿄고등재판소에서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박임근 김지은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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