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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친박 `내우외환`…예고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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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홍(친홍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친박(친박근혜)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친박 표심 결집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당내 영향력이 줄어든 것도 사실인 만큼 이들은 1차 투표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보다는 결선 투표에서 '역전'을 노리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표심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김 신임 원내대표의 과반 득표조차 저지하지 못하면서 당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에 앞서 '친박'은 단합된 힘을 발휘해 정진석·정우택 의원을 잇달아 원내대표로 당선시킨 바 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의원 119명 중 절반이 넘는 69표를 획득했고,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119표 중 62표를 획득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한 친박 중진 의원은 "탄핵 당시 반대했던 의원이 60명이 넘는다. 이번 투표에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당시 반대했던 이들이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탄핵을 반대했던 의원들 중에서도 '탈박(탈박근혜)'을 택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드러난 만큼 친박의 영향력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 검찰의 칼끝이 최경환·원유철·이우현 의원 등 친박을 겨누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부담이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만큼 당분간 친박은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기보다는 '친홍'과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와의 화해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 중진 중 핵심으로 꼽히는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다만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를 놓고 표결에 부칠 경우 '친홍' 진영에서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만큼 당장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의 몰락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 후보로 출마한 홍문종 의원의 경우 이날 정견 발표 등을 통해 "연일 적폐 청산하에 야당이 탄압당하고 있다. '문재인 기관차' 폭주를 막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며 "보수를 살리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탄핵 정국에서 정권을 내준 부분에 대한 반성이 보이지 않고, 김 신임 원내대표와 차별화되지 않은 주장을 했다는 점이 동료 의원들의 표심을 얻지 못한 요인으로 보인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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