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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김정은, 반인륜 범죄 혐의로 ICC 재판 받아야" 판사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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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북한 김정은, 삼지연군 시찰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전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을 포함한 저명한 전직 국제 재판관 세 명이 북한 김정은이 정치범 수용소를 이용해 자신의 정권을 통제한다며 반인륜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토머스 버겐설 전 ICJ 재판관, 르완다국제법정 소장을 지낸 나비 필라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 마크 하몬 전 캄보디아특별재판소(ECCC) 및 구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판사 등은 세계변호사협회(IBA)가 시작한 조사의 일환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교도관, 전문가들로부터 증언을 청취했다. 앞서 세계변호사협회는 지난 2014년 유엔 특별조사위원회가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침해 행위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구체적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증언 청취 후 3명의 판사들은 김정은이 자신의 정권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잔인한 정치범 수용소를 이용했다며 반인륜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는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11개의 반인류범죄 죄목가운데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차별정책)를 제외한 10건에 대한 전쟁범죄 혐의로 김정은을 ICC에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치 유대인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살아남은 경험을 갖고 있는 버겐설은 "인권에 있어 북한의 수용소는 내가 어린 시절 경험한 나치 수용소만큼 끔찍하거나 심지어는 더 안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버겐설 판사는 어린 시절 폴란드에 있는 독일 나치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와 작센하우젠 수용소 등에서 생활했다.

필라이는 "세계 어디에도 과거나 현재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북한) 인구 전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정말 최고 수준의 잔혹행위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거대 수용소 네 곳에 약 13만명의 수감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감자들은 난방시설되 되지 않는 곳에서 고된 노동을 강요당하면서 음식과 옷도 거의 배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지도자나 체제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종종 이들은 '씨를 말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3대가 함께 수용소생활을 하기도 한다.

필라이는 "국제사회가 북한정권에 책임을 지우려고 하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된다"이것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참혹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정은을 ICC 재판정에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아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5개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중국과 러시아가 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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