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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與 6명 뛸 채비, 野는 썰렁… 서울시장 선거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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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영선-우상호 등 중진급 몰려

“요즘 휴대전화 고장나서 바꾸나 최신형 나오니 바꾸는것 아닌가”… 일각 박원순 3선 견제 ‘신형폰論’

野 황교안-홍정욱 등 說만 나돌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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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바꾸나. 최신형 나오니까 바꾸는 것 아니냐.”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대항마’들 사이엔 ‘신형 휴대전화론’이 회자됐다. 같은 당 소속 현직 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적을 대놓고 공격하기엔 부담스러운 민주당 주자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3선 도전으로 마음이 기운 박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당내 차기 후보 그룹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11일에는 정청래 전 의원도 출마를 시사했다.

이에 맞서 박 시장도 의원들과 당원들을 상대로 접촉면을 넓혀가며 굳히기에 나섰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군웅할거’(많은 영웅들이 자신의 근거지를 차지한 채 세력을 다툼)나 ‘우후죽순’(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후보 ‘기근’에 시달려 대비를 이루고 있다.

○ ‘박원순 퇴진론’ vs ‘시정 실적론’

정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시민과 당원들의 어느 정도 지지와 성원이 있다면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썼다. 이미 박영선(4선), 민병두(3선), 우상호(3선), 전현희 의원(재선) 등 현역 의원들이 출마를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원외인 정 전 의원까지 도전장을 꺼내 들었다. 이를 본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당 소속 현역 단체장이 굳건히 있는데 이렇게 많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 출마하려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70%대)과 당 지지율(50%대)이 고공 행진을 하는 ‘대선효과’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야권 주자들이 변변찮으니 출마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박 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적이 있다. 7년 만의 재도전인 셈이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민 의원은 가장 먼저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인영 의원과 출마를 논의해 온 우 의원은 이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자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장을 맡는 바람에 내년 1월부터 움직일 방침이다. 민주당 내 서울 유일의 강남 의원인 전 의원 역시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

일단 이들은 “서울시장을 세 번이나 하겠다는 건 무리”라며 ‘박원순 퇴각론’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엔 경남 지역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박원순 경남지사 출마론’으로도 적극 활용되면서 당내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맞서 박 시장은 지역위원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의원들과 당원들을 시장실에 초청하는 등 접촉면을 넓혀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당내 도전자들의 파상공세에 대해 박 시장은 친한 의원들에겐 3선 도전 의사를 직접 밝히면서 지원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측은 “그간 얼마나 많은 일을 꼼꼼하게 챙겨왔는지 의원·당원들이 점차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초라한 야권 후보군

반면 야권의 상황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국당에선 선뜻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전현직 의원도 없을뿐더러 영입 작업도 순탄하지 않다. 당 차원에선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헤럴드 회장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당이나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안철수 대표가 줄곧 거론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수개월째 ‘선(先) 인재 영입, 후(後) 출마 검토’라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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