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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일맛 나는 리테일③]대기업 최초 단축근무 도입…오후 5시 퇴근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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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임금 하락 없는 근무단축 시도
롯데, PC오프제 全 계열사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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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통업계에 근무문화 개선 바람이 불고 있다. 근무시간 자체를 파격적으로 단축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야근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됐다. 실제 취지에 맞게 적용되는지 여부가 관건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주 35시간 근로제를 시행, 임직원들이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다음달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며,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 근무는 유럽 및 해외 선진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근무형태다.

임금은 하락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한다.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는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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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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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간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의 이번 조치는 선도적 사례로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OECD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신세계그룹은 근로시간이 수준으로 단축되는 만큼 선진 근무문화 구축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근로시간만 단축되고 업무 생산성이나 집중도, 업무의 질 등이 기존 수준에 머무른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제도 개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임직원들에게 혜택이 큰 만큼 임직원들도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근무문화 구축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내년부터 업무시간외 모바일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이른바 '모바일 오프(Mobile OFF)' 제도를 계열사별로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백화점 등 일부 계열사에서 운영 중인 퇴근시간 이후 PC 자동 종료 'PC오프' 제도 역시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PC오프제는 퇴근시간 30분 이후 및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게 하는 제도이다. 연장 근무 필요시 반드시 부서장의 결재가 있도록 해 불필요한 연장 근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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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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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내 기업문화위원회가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돕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롯데는 또 내년 초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제도인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잇따라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나선 것은 유통시설을 비롯한 서비스 일자리가 열악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증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대기업 계열 복합쇼핑몰 영업규제와 대형 유통매장에 대한 출점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이같은 유통규제는 출점을 가로막고 영업시간을 단축해 결국 유통부분의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정부와 여당은 서비스 업종의 일자리가 비정규직이 많고 급여와 근로여건이 열악한 만큼 양질의 고용창출에 도움이 안된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신세계채용박람회 당시 "신세계는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 비율이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확실히 낮다"면서 "어떤 기준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판단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세계가 만드는 일자리는) 아주 양질의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로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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