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8일 한국거래소가 디지탈옵틱(106520)을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26% 이상 급락했다. 같은 날 케이피엠테크(042040)도 22% 이상 폭락했다.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한일진공(123840)은 13% 가까이 하락했다. 정부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이란 공포감도 주가 하락에 한몫했다.
반면 자회사가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시작한 SCI평가정보(036120)는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SCI평가정보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31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2거래일을 제외하면 주가상승률은 382%에 달한다.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에 투자한 비덴트는 지난달 23일 이후 18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수건 효과’라는 게 있다. 수건의 가운데를 잡아 들어 올리면 가운데 부분이 먼저 올라가고, 양 끝단으로 갈수록 느리게 따라 올라온다. 내려놓을 때는 반대다. 양 끝단이 먼저 땅에 닿고, 가운데 부분은 가장 마지막에 내려진다. 수건 효과는 이를 빗대어 특정 테마가 형성됐을 때, 테마 내 선두주자 혹은 대장주·대표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먼저 오르고 늦게 내린다고 주장한다. 정치 테마 혹은 바이오 테마 등의 움직임을 곱씹어보면 나름 일리 있는 이론이다.
테마 투자가 좋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수십번 말했고 그보다 몇배는 들어왔던 대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등에 업은 채 수급에 의해 지나치게 좌지우지되는 테마 투자를 정석(定石) 투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꼭 테마 투자에 나서야겠다는 투자자라면 수건 효과를 참고할 필요는 있다. 끊을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라도 취해 보자.
하진수 기자(h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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