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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콕 포인트] 5m 거구의 우아한 몸놀림…그가 달리는 길이 곧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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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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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기함) 모델은 자동차 브랜드의 얼굴이다. 가격이 가장 비싼 모델이다 보니 판매대수는 적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임무를 부여받은 첨단 기술과 디자인의 결정체다.

BMW의 얼굴은 1977년 첫선을 보인 7시리즈다. 7시리즈는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최초' 타이틀을 지닌 첨단 기술과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1세대 7시리즈는 가장 스포티한 럭셔리 세단으로 평가받았다. 또 현재 BMW 모델의 특징인 트윈 원형 헤드라이트, 키드니 그릴, 전면으로 솟아오른 후드를 처음 적용했다. 1986년 출시된 2세대 7시리즈는 독일 세단 최초로 12기통 엔진을 장착했고, 1994년 등장한 3세대는 세단으로는 세계 최초로 V8 디젤엔진과 코먼레일 분사 시스템을 동시 적용했다. 2001년 선보인 4세대 7시리즈는 가장 성공적인 플래그십 세단으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럭셔리카 부문에서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티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한 5세대 7시리즈가 나왔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2015년 10월 국내에 출시된 6세대 7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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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제원

Li·Ld 모델의 '전장×전폭×전고'는 '5238×1902×1479㎜'다. 5세대 7시리즈보다 19㎜ 길어지고 높이는 2㎜ 낮아졌다. 폭은 그대로다. 휠베이스도 3210㎜로 변한 게 없다. 길어졌지만 카본 코어 차체 구조를 통해 무게를 기존보다 130㎏ 줄였다. 알루미늄보다 35%, 철강보다 50% 각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높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해 중량을 줄이면서 강성을 높였고 연료 효율성도 향상했다.

플래그십 세단답게 '최초' 수식어가 붙은 첨단 스마트 기능도 대거 장착했다. 아이드라이브 조작 시스템 모니터에는 화면을 터치해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터치패널 스크린을 BMW 최초로 적용했다. 스마트폰처럼 두 손가락을 이용해 지도를 확대하고 축소할 수도 있다. 손동작을 감지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도 처음으로 장착했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에는 주행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개폐돼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향상하는 '액티브 에어 스트림'을 적용했다. 후면부의 경우 디자인 아이콘은 '엘(L)'자형 LED 리어라이트와 수평라인을 통해 안정적이고 웅장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BMW는 감성에도 공들였다. 스카이라운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주간에 넓은 개방감을 준다. 야간에는 1만5000개 앰비언트 라이트로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모는 자동차) 기능도 충실하게 갖췄다. 뒷좌석 공간과 레그룸 공간은 넓다. 조수석 뒤쪽 탑승자는 수평에 가깝게 기울일 수 있는 등받이와 전동 개폐식 발판을 통해 항공기 1등석에 버금가는 안락함을 맛볼 수 있다. 뒷좌석 암 레스트에는 삼성전자가 7시리즈 전용으로 만든 7인치 갤럭시탭이 들어 있다. 갤럭시탭을 이용하면 선루프와 에어컨 온도, 시트 등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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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 성능

시승차는 BMW 740Li x드라이브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3.0ℓ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됐다. 최고출력은 326마력, 최대토크는 45.9㎏·m다. 복합연비는 ℓ당 9.7㎞다.

스티어링휠은 굵다. 손에 꽉 차 무게감이 전달된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현재 속도, 앞차와의 거리 등이 컬러로 나와 눈에 잘 들어온다. 우드 트림과 가죽으로 마무리한 실내는 명품 가구로 꾸며진 거실을 연상시킨다.

5m가 넘는 거구지만 몸놀림이 가벼우면서도 우아하다. 다루기도 쉽다. 가속도 부드럽다. 계기판 속도계에는 몸으로 느끼는 속도보다 1.5~2배 정도 되는 숫자가 나온다. 곡선 구간에서도 바깥쪽으로 튀어나가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너무 매끄럽게 돌아 눈을 감고 있으면 직선 구간을 달린다고 여길 정도였다. 포장도로에서는 노면 상태에 상관없이 조용하면서도 매끄럽게 달리는 실키(Sliky) 드라이빙 성능을 발휘했다. 모든 도로를 '실크로드'로 만드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다만 저속으로 주행할 때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진동이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도서관처럼 조용하고 안락한 게 오히려 해가 됐다. 다른 차라면 무시해도 좋을 작은 진동도 더 크게 느껴졌다. 제스처 컨트롤 기능은 재미있다. 운전 도중 손가락을 움직이면 오디오 음량을 조절할 수 있고 전화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손동작에 제때 반응하지 못할 때도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이 항상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이 더 빠르고 편할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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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 차종

타도 목표는 플래그십 세단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다. 렉서스 LS, 링컨 컨티넨탈, 캐딜락 CT6, 제네시스 EQ900 등도 경쟁 상대에 넣을 수 있다. BMW 7시리즈는 올해 1~11월 총 2950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벤츠 S클래스는 5200대가 팔렸다. BMW 7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디젤엔진을 얹은 730Ld다. 판매대수는 859대다. 벤츠 S클래스도 디젤 모델인 S 350d가 2539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다. 플래그십 세단에는 출력이 좋고 정숙한 가솔린 모델이 제격이라는 상식이 깨진 셈이다.

가격대가 비슷한 디젤 모델인 BMW 730Ld와 벤츠 S 350d를 비교해보면 전장과 전폭은 BMW 730Ld가 길고 넓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길다.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인 출력은 벤츠 S 350d가 좋다. 단거리 돌파 능력을 보여주는 토크는 BMW 730Ld가 세다. 연비는 벤츠 S 350d가 낫다.

중고차 가치는 BMW 7시리즈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벤츠 S클래스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고차 기업인 SK엔카가 산정한 중고차 감가율((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0)을 분석한 결과 2017년식 기준으로 BMW 750Li는 27.8%, 벤츠 S 500L은 17.7%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좋은 값에 판매된다.

BMW 730Ld와 벤츠 S 350d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성능을 지녔다. 가격도 비슷하다. 사실 두 브랜드의 자존심이 걸린 두 차종을 성능만으로 우열을 따지는 것은 의미 없다. 두 브랜드도 이를 잘 안다. 두 브랜드는 이에 서비스 품질 경쟁에 공들이고 있다. BMW는 7시리즈 전용 멤버십 서비스 '엑셀런스 클럽'을 운영 중이다. 클럽 가입자는 전용 콜센터, 24시 서비스 상담 예약, 차량 픽업과 딜리버리, 전담 서비스 어드바이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자와 차량, 서비스센터를 하나로 연결해 고장·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여주는 안전·편의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를 내놨다.

◆ 판매 조건

BMW 730d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가 1억3720만원으로 가장 저렴하고, M 퍼포먼스 모델인 BMW M760Li x드라이브가 2억233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올해 말까지 BMW 7시리즈를 구매하면 '0% 이자율 할부' 프로그램과 '0원 선납 스마트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BMW 730d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를 선납금 50%, 48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으로 구매하면 월 납입금은 137만원이다. 선납금이 없는 스마트 리스를 이용하면 48개월 동안 매월 199만원을 내면 된다. 렌트 프로그램도 있다. 같은 차종을 렌트한다면 보증금 30%, 48개월 대여 조건으로 월 대여료는 217만원이다. 대여료에는 보험료, 통합취득세, 자동차세 등이 모두 포함됐다. 또 2년간 스크래치, 덴트, 전면유리 등을 부담금 없이 수리할 수 있다. BMW 차체·일반 부품 보증기간은 구입 후 2년, 엔진·동력 전달 주요 부품 보증기간은 3년 6만㎞다. BMW 7시리즈 구매자는 이보다 강화된 3년 20만㎞ 보증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워런티 플러스를 구매하면 5년 20만㎞로 보증기간을 늘릴 수 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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