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퇴사자, 한 해 평균 8000명 수준
맞벌이 가구 아이들 '학원 뺑뺑이' 내몰려
학부모들 "방과후 수업 공교육화하자"
교육계선 "정규 수업 부실해져" 반대
학교 수업을 마치고 혼자 하교하는 초등학생. 맞벌이 부모는 수업이 끝난 후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한다. 정종훈 기자 |
정 씨처럼 초등 저학년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들이 1만5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방과 후 돌봄제도가 젊은 엄마들을 경단녀(경력단절여성)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방과 후 수업을 강화하거나 초등학교 수업 시수를 늘리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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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6시는 엄마들에게는 ‘공포의 시간’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오후 2~4시 돌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5.1%, 오후 4~6시는 32.5%였다. 올해 4월 지역별 고용조사(통계청)에서 7~12세 아이를 둔 경단녀가 지난해 4월보다 2000명이 늘었다. 6세 이하, 13~17세 자녀를 둔 경단녀는 줄었다.
초등학생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태워가기 위해 학교 근처에 줄지어 선 노란색 학원차들. 정종훈 기자 |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돌봄 교실 확대’ 등을 요청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시댁ㆍ친정에 의지할 수 없는 생계형 맞벌이 부부는 학원 뺑뺑이를 돌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글에서는 “사교육비 지출이 큰 부담이 되면 맞벌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학은 부모에게 더 힘든 시간이다. 겨울방학이 다가오자 한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선 “아이를 어디에 어떻게 맡기나” “한 달이라도 휴직하는 게 나을까”라는 고민이 줄을 잇는다.
수업을 마치고 보호자와 하교하는 초등학생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은 "퇴근 시간까지 학교에서 아이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정종훈 기자 |
7일 서울 관악구 구암초등학교에서 만난 한 여성은 회사에 다니는 언니 대신 5학년ㆍ1학년 조카를 데리러 나왔다. 그는 “오후 7시까지만 학교에서 맡아주면 직장인 엄마들도 퇴근하면서 아이를 데려갈 수 있고, 오후에 따로 학원 뺑뺑이를 안 돌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 손을 잡고 육교를 올라가는 초등학생과 그 밑에서 혼자 집으로 가는 초등학생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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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교육계는 반대한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등 교사가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면 형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고, 업무 강도 증가로 정규 수업도 부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방과 후 수업ㆍ돌봄 교실 등의 제도가 있지만, 서비스 공급이 적어 이용 학생이 적다. 이를 해결해야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 후 돌봄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ㆍ김선영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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