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흑자 영업익 1조 예상
덩치 키우기보다 경영 합리화 우선
새 주인 빨리 찾아 장기 플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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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
2000년대 세계 조선업 최강자에서 도산 직전까지 몰린 뒤 회생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으로선 또 한 번 위험천만한 해빙기의 살얼음을 지나게 됐다.
정성립(67·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만나 “과거와 같은 조선업 초호황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호황은 고도의 중국의 경제 성장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효과가 끝났다”는 것이다. 그는 “내후년까지 세계 조선 업계가 몸집을 줄이는 진통을 겪은 뒤 2020년 시장의 수급이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5월 대우조선 사장에 선임돼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 온 정 사장에게 막대한 혈세에 대한 책임감은 엄중하고 무겁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대우조선에 들어간 공적자금만 10조원이 넘는다.
정 사장은 “경영 판단을 잘못했다. 선박 대금 못 받은 게 2조원이고 이 밖에 신산업 투자 손실, 무리한 수주 경쟁에 따른 손실, 해양플랜트 손실 등 복합적인 원인이 겹쳤다”며 경영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라며 “정부가 한 구조조정 중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판단 받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 대우조선은 올 들어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5000%를 넘어섰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현재 248%로 줄었고, 자기자본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올 들어 수주 실적은 여전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에 한참 뒤처진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2014년에 수주를 많이 해서 수주 잔고는 여전히 세계 1위”라며 “현재 선박들이 원가 이하로 발주돼 조선소들로선 지금 수주를 많이 하는 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대우조선은 내년, 내후년까지 주름진 상황을 만들 수 없어 저가 수주는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 정상화의 방편으로 ‘7조원 체제’를 밝혔다. 정 사장은 “과거 실적을 돌이켜보면 매출이 7조원일 때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했다. 매출 7조8000억원에 영업이익률이 4%에 달했던 2007년이 그랬다. 그는 “매출 규모를 내년 9조원 대, 2019년 8조원 대 등 단계적으로 7조원 대까지 줄여 이에 맞춰 경영 합리화·정상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가장 큰 현안으로는 ‘새 주인’과 ‘기술개발’을 꼽았다. 그는 “조선업은 선박은 2~3년, 해양플랜트는 4~5년 등 생산 주기가 길어 경영진이 계속 바뀌면 연속성을 잃을 수 있다”며 “중국과 경쟁하려면 하루빨리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 새 주인을 찾아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부터 본격화하는 글로벌 조선·해양 환경규제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최대한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은 LNG 추진선 세계 발주량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증발하는 연료를 다시 액화시키는 기술을 자체개발해 2013~2014년 집중 영업하고, 액화 효율을 높인 기술을 개발하는 등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김유경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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