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푸 간암 치료법
하이푸는 고강도 초음파를 모아 생긴 열을 이용해 암세포 괴사를 유도한다. 김태희 원장이 하이푸로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암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암이 생긴 부위를 포함해 그 주변까지 도려낸다. 싹을 잘라 암 재발·전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암세포가 림프절을 따라 다른 장기까지 퍼졌다면 얘기가 다르다. 수술 대신 견디기 힘든 항암·방사선 치료로 암 크기부터 줄여야 한다. 최근 초음파 열을 이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간암 치료법인 하이푸(HIFU)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서울하이케어의원에서는 하이푸 병행 요법으로 항암 치료 효과를 끌어올린다.
하이푸 치료는 암세포가 정상 조직보다 열에 취약하다는 특성을 활용한다. 진단에 사용하는 초음파보다 높은 강도의 초음파를 모아 암 치료용으로 사용한다. 초음파를 집속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암세포를 통과하면 그 충격으로 열변성 괴사를 일으켜 사멸한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암세포는 열 충격에 의해서만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고강도의 초음파가 암세포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진동으로 압축·팽창하면서 괴사를 유도한다. 간단한 과학 원리지만 치료 영역에 접목되면서 가치가 배가된다. 서울하이케어의원 김태희 원장은 “췌장·폐·유방 등에서 간으로 전이된 암을 치료하는 데 하이푸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세포 살리는 신생 혈관도 파괴
하이푸의 암 치료 효과는 뚜렷하다. 중국 충칭의대 제2부속병원 종양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4기 간세포암 환자 50명을 하이푸·색전술 병행 치료 그룹과 색전술 단독 치료 그룹으로 나눠 하이푸 병행 치료 효과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하이푸 병행 치료 그룹은 12개월 후 암 크기가 50% 줄었다. 색전술만 치료한 그룹은 크기의 변화가 없었다.
김태희 원장은 “혈관을 막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색전술과 열을 가해 암세포를 태우는 하이푸는 상호 보완적 암 치료법”이라며 “두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면 각각 치료할 때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장작을 태울 때 바짝 마른 장작이 더 잘 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통해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초음파 내성 없어 반복 치료 가능
암 치료의 정확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초음파 영상을 통해 암의 위치·형태 등 치료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초음파 열을 쏴 치료한다. 암세포를 표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그만큼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한다. 하이푸 치료는 가장 깊숙이 위치한 암세포부터 충분히 시간을 들여 진행한다. 하이푸 치료로 암세포가 괴사해 몸속으로 흡수·소멸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모든 암 환자가 하이푸 치료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초음파는 공기를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위·대장·폐처럼 공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장기는 치료하기 어렵다. 의료진의 숙련도도 중요하다. 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이푸 치료에 사용하는 초음파의 세기·노출시간·각도 등이 다르다.
예컨대 암세포가 한 곳에 밀집해 모여 있다면 강하게 치료하고 암이 이곳저곳에 퍼져 있다면 암세포를 없애면서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식이다. 김 원장은 “하이푸는 초기부터 말기암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며 “항암·방사선 치료에 대해 효과가 떨어지는 암 환자에게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