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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중앙은행도 투자자도…금 쟁여두기 바쁘다, 올해만 41% 가격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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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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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1g당 가격이 12만원을 넘어섰다.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에 금값이 올해 들어 41% 넘게 솟구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 현물의 g당 가격은 4일 기준 12만2030원으로 지난해 말(8만6340원)보다 41.3% 급등했다. 지난달 23일엔 역대 최고가인 13만원 선을 뚫었다. 돌 반지 한돈(3.75g) 소비자 가격은 최근 55만원(부가세 등 포함)에 이른다. 금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연간 상승률(41.3%)은 4일 기준 코스피(-2.5%)는 물론 수차례 신고가를 경신한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의 올해 상승률(20.1%)보다 높다.

국내 금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금값도 상승세다. 지난해 말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2081달러(약 286만원)에 거래됐던 금 선물 가격은 지난 3일(현지시간) 2747.4달러까지 뛰었다. 특히 장중 2800달러 선을 넘어선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34.5% 급등했다.

금값이 들썩이자 돈은 금 시장을 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열달 동안 금 거래 대금은 1조963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1조1286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한 달 거래대금만 4641억원으로 1월(1149억원)보다 4배 불어났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정책금리가 인하할 때 투자 매력이 커진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0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피벗)한 이후 금값 오름세가 커졌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금값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특히 세계적인 정치 이벤트인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시간) 열린다.



금리 인하, 중동 불안에…“내년 금값 3000달러 돌파”



막판까지 박빙 대결 예상되면서 대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대선 결과를 당장 가늠하긴 어렵지만, 미국은 (대선 이후) 재정적자 우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점화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큰손인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이유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중앙은행들은 1년 전보다 5% 증가한 483t의 금을 매입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튀르키예·인도 등 신흥국이 적극적이다. 시장에선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까지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씨티그룹 리서치는 6~12개월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했다. 보고서에선 “중동지역의 긴장이 지속하고, 중앙은행이 적극 금을 사들이고 있어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리 인하와 지정학적 위험, 중앙은행의 수요 확대 등으로 금값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초 가격을 기존 온스당 2700달러에서 2900달러로 높였다.

이와 달리 올해 꾸준히 우상향 금값이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적어도 미국 대선이 끝나면 시장에 불확실성이 줄고,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연말엔 금값 상승세에 한 번 정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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