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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조두순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54만 명 돌파했다…“재심? 사실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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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동아일보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2008년 여자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이른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인 나영이(가명)가 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무사히 치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조두순(65)의 2020년 출소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24일 54만 명을 넘어섰다.

2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추천 수를 기록하고 있는 청원은 ‘조두순 출소 반대’이다. 조두순에게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형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다.

올 9월 6일 시작된 해당 청원에는 11월 24일 낮 12시 현재 약 54만4000명이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한 이래 역대 최다 참여자다. 이전에 20만 명을 넘긴 청원은 ‘소년법 개정’(29만6000여 명)과 ‘낙태죄 폐지’(23만5000여 명)였다.

청와대는 30일 이내에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 당국자가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했지만, 조두순 출소 반대 건은 9월 6일 등록된 후 63일이 지난 이달 7일에야 20만 명을 넘겼기 때문에 해당 요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답변의 의무는 없지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권한을 뛰어넘는 청원이기 때문.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가 사실상 법을 뛰어넘어 대통령이 다 해결해 달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몰려드는 청원을 모른 체할 수도 없고…”라고 토로했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같은 동네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나영 양을 교회 안 화장실로 납치해 강간 상해한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조두순은 2020년 12월 출소한다.

검찰은 지난 2009년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항소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두순이 “형량이 너무 가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1심의 징역 12년형은 서울고법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일사부재리(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공소 제기는 불가) 원칙 때문에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이 늘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한다. 형이 확정된 뒤 재심은 피고인이 불리한 재판을 받았거나, 새로운 범죄가 드러나거나, 기존 범죄의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 가능하기 때문.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에 “현행법상 그에 대한 재심은 불가능하다.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출감 후 조두순 거주지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호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잠재적 피해자와 사회를 보호할 보안처분을 신설하는 입법 방안을 강구 중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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