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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정부 "농산물 FTA 추가 개방 불가, 이익 균형 지킬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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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농식품부 '한미 FTA 개정 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한미 FTA 폐기 우리도 갖고 있는 옵션"]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강성천(앞쪽에서 세번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2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11.22. park769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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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농·축수산물 분야 추가 개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협상 과정에서 이익 균형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은 타결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한미 FTA 폐기는 미국뿐 아니라 우리가 갖고 있는 옵션이란 점도 설명했다.

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개최한 '한미 FTA 개정 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어졌다.

간담회는 지난 10일 열린 1차 공청회가 농·축산업계 반발로 20분만에 파행을 빚자 각 업계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농업은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산업으로 없어서는 안 될 국가의 근간"이라며 "과거, 현재, 미래에도 농업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이런 차원에서 한미 FTA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절차법상 국내 절차를 마치면 국익에 최우선한 '이익 균형의 원칙' 아래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농·축산분야 추가 개방 불가라는 입장으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농축산분야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도중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대한민국 농업이 다 망할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있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도 유명무실하다"며 "물량이나 관세율 등을 봤을 때 농민이 다 망하고 없어져야 발동할 수 있는게 세이프가드"라고 지적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역시 "한미 FTA 폐기가 공식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FTA는 서로 수익을 내고 수출을 많이 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FTA로 농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수정하는게 아니라 폐기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현종 통상본부장을 파면, 교체해야 한다"고도 했다.

간담회를 듣고 있던 한 참석자는 "폐기 논의를 왜 못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명희 산업부 통상협력국장은 "농업쪽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정부도, 국회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폐기는 미국뿐 아니라 우리도 갖고 있는 옵션"이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협상 과정에서)새로운 이익의 균형을 도출하겠다"며 "일방적으로 불리한 주장, 조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수용하지 않고, 타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한석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모형정책지원실장은 '한미 FTA 농업부문 영향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한미 FTA 발효 이후 농축산물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는 7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발효 전 5년(2007~2011년) 평균과 발효 후 5년(2012~2016년) 평균을 비교하면 수출은 1억9000만 달러, 수입은 쇠고기·돼지고기·아몬드·체리·오렌지 등을 중심으로 9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 실장은 "이행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무역수지 악화와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미 FTA 이외에 이미 체결한 15건의 FTA 효과가 누적되면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병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지난 한미 FTA 협상때 우리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한 세이프가드 조치, 계절관세 등을 역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문제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윤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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