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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국회 인사청문회서 詩 읊은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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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는 시를 낭독하는 모습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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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시를 직접 낭독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시작 후 인사말에서 ”헌법재판소는 고단한 삶이지만 슬기롭게 살아가시는 우리 국민이 내미시는 손을 굳건하게 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를 읊었다.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 고귀한 인류이고 / 영원한 광명이고 / 다름 아닌 시인”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후보자는 이어 “시인과 다름없이 살아가시는 인정 많은 우리 국민이 헌법이라는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지 않으실 수 있도록 헌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시를 말씀드렸다”면서 시를 낭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초임법관으로 재직하던 저는 비상계엄 체제 후에도 민간인에 대한 군법회의 재판을 인정한 대법원판결에서 이일규 전 대법원장님의 반대의견을 보고 교과서에만 있는 줄 알았던 헌법 정신에 눈을 떴다”며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을,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면서 재판하자고 생각해왔다. 그래야 판단이라는 숙명을 지닌 법관의 생각이 자유로워진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많은 것이 모자란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수호를 사명으로 하는 헌법재판소가 하루빨리 조직적 완전성을 갖추라는 시대적 요청과 헌법적 책무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 1983년 임용 이후 줄곧 법관 생활을 했으며, 지난 2012년 9월부터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된 뒤 헌법재판관을 맡아왔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법재판관인 이 후보자를 새 헌재소장 후보자로 발표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 절차를 무사히 마치면 헌법재판소는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10개월 만에 헌재소장 공백 사태를 끝내게 된다.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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