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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르포] 대피소 6일째 "언제까지"… 지쳐가는 포항 이재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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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휴식하는 이재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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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벽 설치하는 흥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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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이재민 위한 근본적인 이주대책 추진


【포항=뉴시스】민경석 기자 = "잠잠한가 싶더니 또 여진이… 언제까지 이런 피난 생활을 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네요."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읍 흥해공고 체육관에서 만난 김모(60·여)씨는 "전날 밤부터 다시 이어진 여진에 놀라 잠을 설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흥해읍과 장성동 등 북구 일대는 난장판이 됐다.

지진과 잦은 여진으로 흥해초등학교는 건물 곳곳이 갈라지고 기둥은 철근만 앙상하게 남아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했다.

흥해 향교 대성전을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은 폭삭 내려앉았다.

흥해공고 체육관은 이재민들의 한숨으로 가득했다. 곳곳에는 간밤에 잠을 설쳐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지진 발생 후 6일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데다 지난밤 규모 3.0이 넘는 여진이 두 차례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재민들은 흥해 실내체육관에서 지냈으나 사생활 보호를 위한 텐트 설치를 위해 흥해공고와 남산초등학교 등 5곳에 분산돼 머무르고 있다.

텐트 설치가 완료되면 이재민들은 다시 흥해 실내체육관으로 옮겨진 뒤 집으로 돌아가거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으로 다시 거처를 옮긴다.

며칠째 낯선 집 밖에서 지내는 이재민들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재민 김대길(81)씨는 "혼자 살아 외로웠지만 그래도 내 집이 그립다"면서 "얼른 정부 기관에서 대책을 마련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이현정(14)양은 "씻을 곳이 너무 모자란다"며 "혼자 있을 공간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지내려니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이재민들은 작은 소리에도 화들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흥해읍 한 아파트에 사는 한영자(57·여)씨는 "하루빨리 맘 편히 잠들어보고 싶다"며 "집으로 돌아갈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포항시 등은 LH가 내놓은 국민임대주택에 이재민이 입주할 경우 임대료를 부담하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 이재민 가구는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많은 이재민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803m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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